지난해 10월 고농도 미세먼지에 휩싸인 서울시.<한겨레>자료사진
봄철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은 기후변화로 인해 대기안정도가 증가한 탓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광주과학기술원(지스트) 지구환경공학부 윤진호 교수 연구팀은 “동북아시아 지역의 지상 풍속이 지속해서 감소하고 대기안정도가 증가하고 있어 대기질이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3일 밝혔다. 연구진이 지난 60년간 동북아시아 지역 2∼5월 기상상황 자료를 최신 기후분석 방식인 접합대순환모델(CMIP5, 대기·해양·지면·생물권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한 중장기 기후예측 모형)에 대입한 결과, 풍속은 1960년에 비해 2020년 0.4 m/s가 감소했고 대기안정도는 -0.2 ℃/pa에서 0.8 ℃/pa수준으로 증가했다.
연구진은 지난 60년 동안 지구온난화에 의해 지상보다 높은 층의 기온이 더 빠르게 상승하며 대기가 꾸준히 안정화됐다고 설명했다. 더운 공기가 올라가고 찬 공기가 내려오는 대류현상이 일어나야 하는데, 이미 더운 공기가 높은 지역에 자리해 대류현상이 잘 일어나지 않고 풍속도 줄어 공기 움직임이 줄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조건은 늦은 겨울부터 봄철 동북아시아 지역에 자주 발생했는데, 그 결과 중국으로부터 건너온 미세먼지와 국내에서 만들어진 미세먼지가 한반도 상공에 오래 머물게 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윤 교수는 “정부의 지속적인 대기오염 저감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세먼지 고농도 사례는 여전히 보고되고 있는데, 장기적인 대기 정체 현상이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고농도 미세먼지는 자주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국립해양대기청, 중국 서북생태배경자원연구원, 서울대학교 차세대융합기술원구원 등이 함께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