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 사흘간 머문 송파 60번째 확진자와 식사 모임을 가진 친인척, 엔차 접촉으로 연결된 광주·전남 주민 12여명이 잇따라 확진판정을 받았다. 사진은 송파 60번재 확진자에서 시작돼 엔차 감염으로 이어진 광주 북구 한 직업전문학교의 모습.<연합뉴스>
지방정부들 사이에 코로나19 연쇄감염 경로를 두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엔 경계가 없다는 점에서 지방정부간 공조가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제주도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제주 한림읍에서 발생한 확진자 4명의 감염고리는 지난 9일 서울 광진구에 사는 ㄱ씨로 파악됐다. ㄱ씨는 지난 9일 딸이 살고 있는 제주를 찾아 4박5일동안 머물면서 사우나·식당 등지를 다니다 서울로 돌아가 16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로 인해 한림읍에선 1122명이 진단검사를 받았고, 118명이 자가격리에 돌입한 상태다.
제주도는 지난 17일 한림읍 소규모 지역감염이 발생하자 “ㄱ씨를 감염시킨 강남구 91번째 확진자의 양성 판정일인 13일부터 신속·정확한 역학조사를 진행했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서울시는 17일 해명자료를 내 “13일엔 ㄱ씨가 접촉자라는 진술이 나오지 않아 ㄱ씨를 자가격리대상으로 분류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이에 제주도는 18일 재차 보도자료를 내 “이번 사태를 불러일으킨 원인에 대한 해명이라 볼 수 없다”고 각을 세웠다.
광주·전남에선 서울 송파구 확진자발 ‘엔차 감염’이 우려되고 있다. 전날과 이날 확진 판정을 받은 11명과 전남 신규 확진자 1명이 송파구 환자 ㄴ씨의 접촉자들이거나 ㄴ씨와 연관된 2차 감염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ㄴ씨가 지난 10~12일 광주를 찾아 친인척들과 식사를 하면서 감염이 이뤄졌다. 지난 15일 송파구에서 확진 판정을 받는 과정에서도 ㄴ씨는 동선을 구체적으로 진술하지 않았다. 광주시는 ㄴ씨의 친인척의 신고를 받고 역추적해 감염고리를 찾아 송파구청에 통보했다.
광주시는 거짓진술로 감염확산을 초래한 확진자 ㄴ씨를 감염병 예방법 제18조에 따라 경찰에 고발했고 구상권 청구도 검토할 방침이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이날 “송파구 확진자의 거짓 진술 등으로 골든타임을 놓치면서 이미 2차 감염이 시작됐다”고 비판했다.
정대하 옥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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