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남구 노대동 빛고을 전남대병원 전경.
“실제 닥치니 답답하네요. 동선도 공개되지 않은 실정이고요.”
광주광역시 동구 학동 한 아파트 단지에 사는 장아무개(57)씨는 4일 “아파트 단지에서 일하는 분이 코로나19 1차 확진 판정을 받은 뒤 병원에 격리 조처를 당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5개동에 480가구가 사는 이 아파트 단지 주민들은 전날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문을 들었지만, 관리사무소가 폐쇄돼 안내 방송조차 듣지 못했다.
전날 오후 5시께 1차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ㄱ(57·광주시 남구 봉선동)씨는 이 아파트 단지의 근무자이기 때문이다. 광주남구보건소가 민간의료기관에 검사를 의뢰한 결과 ㄱ씨는 양성 판정을 받아 빛고을 전남대병원에 격리 조치됐다. 보건당국은 광주시 보건환경연구원 2차 검사에서 양성과 음성의 경계에 있는 수치가 나오자, 전남대병원과 시 보건환경연구원에 재검사를 의뢰했다. ㄱ씨는 신천지와 관련이 없고, 확진자가 다녀간 광주 양림교회 접촉자도 아니며, 해외 여행이력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ㄱ씨와 함께 사는 아내와 아들은 음성 판정이 나왔다.
문제는 ㄱ씨에 대한 확정 판정이 지연되면서 주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는 점이다. 1차 검사에서 양성 판정자가 나온 뒤 일부 경비원·미화원들은 격리됐지만, 비접촉자로 분류된 경비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주민들은 “관리사무소가 폐쇄돼 주민들에게 안내 방송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노인들이 많이 사는 아파트 단지인데 어떻게 해야 하는 지에 대한 대응 매뉴얼조차 모르고 있는 상태”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남구보건소는 “ㄱ씨가 집과 사무실만을 오갔고, 접촉자가 사무실 안 3~4명에 불과한 상태”라고 말했다. 동구보건소도 “어제 저녁 관리사무소와 경비실 등을 모두 방역 소독을 했고, 일정 건물도 폐쇄했다. 폐회로텔레비전(시시티브이)을 통해 ㄱ씨가 주민들과 접촉했는 지 등도 꼼꼼하게 점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신민호 전남대 의대 교수(예방의학과)는 “증상이 있기 하루 전에 접촉자들 중 2m 내에서 대화했던 사람들을 검사하는 게 더 중요하다. 보건당국에서 증상이 있으면 선별진료소를 찾아가도록 주민들에게 알려주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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