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1.전북 전주에 사는 60대 남자 정아무개씨는 2월23일에 전주의 한 연회장을 이용하려고 1월에 50명을 예약한 뒤 계약금 10만원을 지불했다. 하지만 최근 전주지역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사용예정일 이틀 전인 21일 계약해제를 요구했다. 사업자는 계약서에 7일 전 해제시 100% 위약금 배상이라고 명시돼 있고, 이미 식재료 준비돼 있어 위약금으로 70%를 지불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배상금액이 커 35명분으로 줄여 결국 행사를 치렀다.(7일전 이후 해제(2일)에 해당해 계약금과 이용금액의 10%만 내면 된다)

#2.전북 전주에 사는 30대 여자 김아무개씨는 2월29일에 있을 자녀 돌잔치를 위해 지난해 11월 연회장 이용 계약을 하고서 계약금 20만원을 지불했다. 80명을 예약했는데 코로나19로 지난 21일 취소를 요구했다. 사업자는 계약서상에 명시돼 있다며 위약금으로 예약한 식사인원 식대 100%를 배상하라고 답변했다.(7일 전 이전 해제(8일)이므로 계약금만 손해보면 된다)

코로나19로 각종 행사 예약을 취소하면서 위약금 문제로 전북지역 소비자들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한국여성소비자연합 전북지회 소비자정보센터는 최근 전주에서는 첫 번째 확진자 발생이후 소비자들의 불안심리가 커지면서 이달 20~21일 이틀간 각종 행사모임 취소 관련 소비자 상담이 모두 10건 접수됐다고 25일 밝혔다.

10건에 해당하는 계약금이 70만원, 위약금은 400만원에 이르며 대부분 ‘계약금 환불 불가’와 ‘위약금 과다 청구’ 피해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한해에는 소비자정보센터에 접수된 각종 행사 관련 소비자 상담은 66건이 접수됐다.

전북에서는 지난해 1월2일~2월24일 동안 5건에 그치던 마스크, 손소독제 관련 상담이 올해 같은 기간 동안 82건으로 16배 이상 증가했다. 주로 마스크 주문 뒤 품절로 인한 환불 부당, 주문한 제품과 다른 마스크 배송, 판매자로부터 일방적인 주문 취소 등이었다.

소비자정보센터 관계자는 “업체의 ‘계약해제 불가’ 또는 ‘계약해제 시 환급 불가’라는 약관은 불공정하므로 해당 약관조항을 사용하는 업체와는 가급적 계약을 피해야 한다. 계약할 때 음식의 종류, 이벤트 내용, 식대요금 계산방법 등 자세한 내용을 계약서에 기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온라인몰 주문에 대해 판매자가 일방적으로 최소하거나, 장기간 배송을 지연하면 전북소비자정보센터(063-282-9898)에 접수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