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광주교회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교회 안을 방역 소독하고 있다. 신천지 교회 제공
전국 시·도 중 광주광역시에 신천지예수교회(신천지) 신도들이 가장 많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광주지역 추가 확진자 발생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광주시는 다른 지방정부와 달리 신천지 교회들이 스스로 시설 등을 폐쇄하도록 하는 ‘햇볕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24일 신천지 광주교회 쪽의 말을 종합하면, 광주는 신도가 3만2천여명으로 17개 시·도 중 가장 많다. 신천지 광주교회가 2만7천여명, 송하교회가 5천여명이다. 광주지역 신천지 신도 중 확진자와 접촉자는 107명에 이른다.
지난 16일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 참석자는 12명(전남 1명 포함)으로 파악됐다. 광주시 쪽은 “검사 결과 양성 확진자가 4명이고, 나머지는 음성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접촉자 95명 중 39명(14명 음성)은 자가 격리 중이고,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56명은 보건교육을 하고 있다.
광주시는 신천지 교회와 티에프팀을 꾸려 시설 자진 폐쇄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강제 시설 폐쇄 대신 자진 폐쇄를 끌어내는 ‘햇볕정책’인 셈이다. 광주시는 “교회 2곳 등 95곳 시설을 신천지 교회가 자진 폐쇄했다”고 밝혔다. 광주시 한 관계자는 “신천지 교회 쪽과 상의하며 유사 증상이 있는 신도들까지 접촉자 수준으로 관리하며 오히려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명단 공개나 강제 집행은 오히려 신도들이 움츠러드는 등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광주의 한 신천지 교회에서 방역 소독을 하고 있다. 신천지 교회 제공
광주시와 달리 서울시와 경기도는 신천지에 대해 적극적 대안을 내놓고 있다. 경기도가 긴급행정명령을 통해 신천지 관련 시설을 강제 폐쇄하고 일체의 집회를 금지하기로 했다. 서울시도 “신천지 쪽이 계속해서 명단 제출을 거부한다면 압수수색 등 강제적인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반드시 명단을 확보할 것을 정부와 경찰에 건의하겠다”고 경고했다. 대구시는 신천지 신도 명단을 모두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신천지 광주교회 쪽의 투명한 정보 공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신천지 대구교회 방문자 1명은 지난 19일 확진 판정 전에 광주 남구보건소를 방문해 “최근 사업차 대구에 갔는데 그곳 분들과 식사를 해 걱정이 돼 왔다”며 대구교회 참석자라는 사실을 숨겼다는 의혹을 산 적이 있기 때문이다. 신천지 광주교회 쪽은 “당시 대구교회 방문자가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상태여서 대구교회 예배 사실을 진술하지 않았다. 지금은 교회 2곳을 모두 폐쇄하고 온라인 예배를 하고 있으며 학습방·복음방 등도 모두 금지하는 등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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