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2월15일 옛 광주교도소 부지에서 5·18 행방불명자를 찾기 위한 발굴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5·18기념재단
5·18민주화운동 때 실종된 광주시민들을 찾기 위한 작업이 다시 시작된다.
광주광역시와 5·18기념재단은 “28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5일간 광주시 북구 문흥동 옛 광주교도소 무연고자 묘지 인근에 있는 텃밭 2800여㎡를 대상으로 유골 발굴 조사를 한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19일 교도소 무연고자 묘지에서 발견된 신원미상 유골 외에 또 다른 유골이 묻혀있는지 확인하는 작업이다.
광주시 등은 2017년 옛 광주교도소 암매장 발굴 조사에 참여한 대한문화재연구원에 의뢰할 계획이다. 조사는 땅속 이상 유무를 판단하기 위해 시굴 조사를 한 뒤 특이점이 발견되면 굴착기로 지표면을 걷어내고 문화재 출토 방식으로 이뤄진다.
앞서 광주시와 5·18기념재단은 2017년 11월부터 2018년 1월까지 유력한 제보를 토대로 옛 광주교도소, 광주∼화순 간 너릿재터널 인근 도로, 옛 전투병과교육사령부 주둔부지 인근 광주천변 등을 조사했지만 유해를 찾지 못했다.
2017년 12월14일 5·18기념재단 관계자들과 취재진이 광주∼화순간 너릿재터널 인근에서 5·18 암매장 확인을 위한 굴착작업을 지켜보고 있다. 5·18기념재단
광주시와 5·18기념재단에 5·18 암매장 제보는 꾸준히 접수되고 있다. 1988년부터 지난해까지 모두 72건이다. 이중 광주교도소가 10건으로 가장 많고 송암동 오수처리장 4건, 옛 전투병과교육사령부 기갑학교 부지 3건, 너릿재 3건 순이다.
1980년 5월31일 계엄사령부가 작성한 ‘광주사태 진상 조사’ 문건에는 광주교도소에서 민간인 27명이 사망했다고 기록돼 있고 505보안부대 기록은 28명 사망으로 나와 있다. 5·18 항쟁 전후 발견된 시신은 11구에 불과하다.
이와 함께 광주시는 행방불명자 가족들의 유전자 자료 확보에도 나선다. 시는 다음달 3일부터 5월29일까지 행불자의 부모, 형제·자매, 자녀, 모계 가족(친이모·친외삼촌·친이모의 자녀)을 대상으로 혈액 채취 신청을 받는다.
가족들의 혈액은 향후 암매장 발굴 등으로 유골이 발굴되는 경우 유전자 정보를 비교하기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현재 전남대학교 법의학교실에는 행불자 154가족 334명의 혈액이 보관돼 있다. 광주시는 행불자 인정 가족 중 아직 혈액 채취를 신청하지 않은 14가족에게는 별도 안내문을 발송할 계획이다.
한편 광주시가 공식 인정한 5·18행방불명자는 모두 84명으로, 이중 6명은 2002년 유전자 비교 분석으로 무명열사 묘역에서 찾았다. 행방불명자 신고는 242명이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