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문을 연 경기도 시흥시의 공공형 실내외놀이터인 ‘숨쉬는 놀이터’ 모습.시흥시 제공
전남지역 실내 어린이놀이시설이 전국 최하위 수준으로 나타났다. 전남도가 공공실내놀이터를 추진하자 전문가들은 민간시설과의 차별화, 돌봄기능 확보 등을 먼저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6일 전남연구원이 발표한 ‘전남형 공공 실내 어린이놀이시설 구축을 위한 과제’ 보고서를 보면, 전남지역 놀이제공영업소는 모두 31곳으로 7살 미만 어린이 1만명당 3.6곳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 2.6곳, 광주 3곳에 이어 전국 17개 광역시도 중 15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전국 평균은 4.6곳, 가장 많은 곳은 세종시 7.1곳이다.
또한 전남 22개 시·군 중 11곳에만 놀이제공영업소가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11곳의 7살 미만 어린이는 지난달 기준 모두 1만4842명이다. 놀이제공영업소는 실내놀이터나 키즈카페 등을 의미한다.
전남도의회는 놀이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전라남도 공공실내어린이놀이시설 지원 조례’를 제정, 이달 2일부터 시행했다. 조례에는 도지사가 공공실내어린이놀이시설 활성화를 위해 예산의 범위에서 기반 조성, 전문인력 양성, 안전관리 인력 등을 지원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시설의 규모나 장소, 인력 배치 등 구체적인 운영 방안은 담기지 않았다.
심미경 전남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다른 사례를 참고해 구체적인 운영 방침을 먼저 정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심 위원은 대표적인 사례로, 경기도 시흥시의 ‘숨 쉬는 놀이터’, 남양주시 ‘도르르’, 서울시 ‘서울형 키즈카페’를 꼽았다.
시흥시는 2018년부터 전국 첫 공공형 실내외 놀이터인 ‘숨 쉬는 놀이터’ 3곳을 조성했으며 미취학, 취학으로 대상을 나눠 운영하고 있다. 2021년 문을 연 남양주시의 ‘도르르’는 어린이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키워주는 이탈리아 레지오 에밀리아 유치원의 교육법을 활용한 전국 첫 영유아 전문 놀이터다. 서울형 키즈카페는 아파트나 종교시설, 폐업한 어린이집 등을 활용한 공공 실내놀이터로, 이용료는 보호자를 포함해 2시간에 3000원이다.
심 위원은 “서울시는 명확한 기준을 설정해 효율성을 높였고 남양주시는 민간시설과 차별화한 교육법, 시흥시는 놀이를 통한 공동 육아, 공동체 학습 등을 하고 있다”며 “전남형 공공실내어린이놀이시설도 단순한 놀이 이외에 돌봄·보육기능을 강화하고 단순한 유휴시설 활용보다는 수요자 맞춤형 시설로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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