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10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고려인마을 종합지원센터 앞에서 우크라이나 10대 전쟁난민 김알비나(14·위쪽 가운데부터 시계 방향), 최마르크(13), 코가이 올레그(11)가 다른 고려인 친구들과 함께 환한 표정을 짓고 있다. 광주/이정용 선임기자
중앙정부가 주도하는 이주민 정책이 아니라 지방정부 차원의 통합적인 이주민정책이 필요하다는 제안이 나왔다.
12일 광주시 공공보건의료지원단과 광주시감염병관리지원단, 전남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실, 전남대 글로벌디아스포라연구소 주최로 전남대병원 의생명연구지원센터 1층 대회의실에서 ‘광주시 거주 이주민 건강권 강화 방안 모색을 위한 공동 심포지엄’이 열렸다.
손은영 광주시 외국인주민과 외국인정책팀장은 ‘광주광역시 이주민 정책 및 사업’과 관련해 “중앙부처에서 각각 분절된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해 중앙정부 주도의 이민정책이 한계를 맞고 있다”라며 “이주민 정책과 관련해 이주민의 생활근거지인 지방자치단체의 역할이 증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1년 기준 광주 이주민은 인구 147만5천여명의 2.8%(4만1181명)에 달한다.
광주광역시는 지난 7월 외국인주민과를 신설했다. 광역시에서는 최초이고, 시·도에서는 경기도와 경북도에 이어 세 번째 외국인 전담부서다. 손 팀장은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외국인 주민 정책을 전담하기 위해 외국인 전담부서를 신설해 5개 부서에서 하던 업무를 외국인주민과에서 통합해 전담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시가 2022년 6~7월 이주노동자와 국제결혼 이민자, 외국 국적 동포, 유학생 등 42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주민 등이 가장 큰 어려움을 느끼는 것은 언어 문제(25.2%), 외로움(22.1%), 자녀교육(17.6%), 경제적 어려움(15.2%) 순이었다. 손 팀장은 “보건의료 및 법률, 인권분야는 상대적으로 만족도가 높고, 일자리 지원 및 한국인과의 소통 등에 대한 만족도가 다소 낮았다”고 말했다. 이어 “민선 8기 광주시의 외국인 주민 정책 방향은 이주민과 선주민이 상생 동반 성장하는 국제적인 포용도시”라며 “광주에 통·번역, 법률, 문화, 교육 등 외국인 주민 지원과 커뮤니티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외국인주민종합지원센터(2023~26년) 건립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광주 거주 이주민의 비만율·고혈압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성은 광주시 감염병관리지원단장(전남대병원 교수)은 지난해 9~10월 만 19살 이상 광주 거주 이주민 153명에 대한 조사결과를 분석해 ‘이주민 건강 및 감염병 실태와 과제’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김 단장은 “광주 이주민들이 내국인들에 견줘 비만율과 흡연율은 물론 고혈압 유병률 등이 2배 이상 높고, 신장과 심장의 의사진단 경험률은 최대 11배 이상 높았다”며 “이주민 건강 수준 향상을 위한 지자체의 관리 체계 확립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정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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