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동구 지산동 광주지방법원 전경.광주지법 제공
자녀를 사칭해 불특정 다수에서 휴대전화 메시지를 보낸 뒤 악성앱 설치를 유도해 돈을 가로챈 사기범들이 징역형을 받았다.
광주지법 형사 4단독 이광헌 부장판사는 전기통신 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위반,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ㄱ(30·여)씨와 ㄴ(36·여)씨에게 각각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들은 전기통신금융사기(메신저피싱) 조직의 지시를 받아 지난해 10월26일부터 올해 3월20일까지 피해자 26명으로부터 각각 9억4210만원, 8억2115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았다.
ㄱ씨 등은 ‘핸드폰을 물에 빠뜨려 임시폰으로 문자해. 폰 보험 가입해야 하는데 내 명의로 안 되니 엄마 폰으로 해보려고 하는 거야. 신분증, 은행 계좌번호, 비밀번호를 알려줘’라는 문자메시지를 불특정 다수에게 보내는 방식으로 범행을 시도했다. 이에 속은 피해자들이 운전면허증 사진, 은행계좌번호, 비밀번호를 알려주면 피해자에게 악성앱을 설치하도록 유도하고, 피해자 명의 휴대전화를 새로 개통해 예금 잔액을 다른 계좌로 송금했다. 이들은 또 온라인 쇼핑몰에서 피해자 계좌로 물품을 사들인 뒤 다시 팔아 현금화하기도 했다.
이 부장판사는 “피고인들은 곤경에 처한 자녀를 도우려는 피해자들의 심리를 악용해 고도의 지능적인 수법으로 계획적·조직적 전기통신금융사기 범죄를 저질러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피고인들이 잘못을 모두 시인하고 뉘우치는 점, 금전적 피해 중 일부가 회복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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