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제노역 피해자 양금덕(94) 할머니를 대상으로 한 정부의 배상금 공탁을 거부한 법원이, 정부의 이의신청도 기각했다.
광주지법은 5일 “정부가 제기한 양 할머니 배상금 공탁 ‘불수리’에 대한 이의신청에 대해 공탁관이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고 기각했다”고 밝혔다. 이에 공탁관은 이의신청서 기록을 담당 재판부에 송부했다. 공탁법 제13조 2항에는 ‘공탁관은 이의신청이 이유 없다고 인정하면 이의신청서를 받은 날부터 5일 이내에 이의신청서에 의견을 첨부하여 관할 지방법원에 송부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따라서 이 사건은 광주지법 민사44단독 강애란 판사가 맡는다. 해당 법 14조에는 ‘재판부가 이의신청에 대해 다시 판단해 이유가 있다고 인정하면 공탁관은 공탁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나와 있다. 만약, 재판부에서도 기각하면 신청인은 항고할 수 있다.
앞서 광주지법은 지난 4일 정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양 할머니를 대상으로 낸 공탁서를 받지 않는 ‘불수리’ 결정을 내렸다. 공탁관은 양 할머니가 법률대리인을 통해 “제삼자 변제를 받을 의사가 없다”는 뜻을 표시한 상황에서 ‘이해관계가 없는 제삼자는 채무자의 의사에 반해 변제하지 못한다’는 민법 제469조 2항을 따른 결정이다. 공탁이란 피해자와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때 가해자 쪽이 금전 등을 법원에 맡겨 채무를 면제받는 제도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