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본격적인 장마철에 들어선 가운데 제주도 등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27일까지 전국에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6일 새벽 3시부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단계를 가동하고 호우 대비에 들어갔다.

26일 제주지방기상청이 밝힌 25일부터 이날 저녁 8시까지 강우량을 보면, 한라산 삼각봉(해발 1503m)에 315㎜의 폭우가 쏟아졌고, 성판악(760m) 233㎜, 사제비동산(1393m) 200㎜, 윗세오름(1676m) 178.5㎜ 등의 많은 비가 내렸다. 또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에도 195.5㎜의 폭우가 내렸고,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 태풍센터 지역에도 205.5㎜, 서귀포 146.1㎜의 비가 내리는 등 서귀포 지역에 많은 비가 쏟아졌다. 제주시 지역에는 80.9㎜의 비가 내렸다.

올봄 극심한 가뭄을 겪었던 전남에도 장마전선이 북상해 전날부터 이날 오후 3시까지 광주 70.4㎜, 지리산 피아골 108.5㎜, 나주 106㎜, 목포 62.7㎜, 보성 62.6㎜, 광양 62.5㎜ 등 많은 비를 뿌렸다. 집중호우에도 광주·전남지역에서 집계된 피해는 없다.

장맛비는 27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예상 강수량은 제주도가 50~150㎜로 가장 많으며, 특히 산간지역에는 200㎜ 이상 내릴 것이라고 기상청은 내다봤다. 수도권과 강원내륙·산지, 충청권, 남부지방, 서해5도, 울릉도·독도에도 30~100㎜의 비가 내리고, 전남권과 경북 북부 내륙, 경남 남해안에는 120㎜ 이상, 강원 동해안은 10~50㎜ 정도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27일까지 많은 비가 예상된다”며 “강수 집중 시간이 취약 시간대인 26일 밤부터 27일 아침 사이에 집중되어 있는 만큼 출근길 교통안전에 각별히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새벽 3시 중대본 1단계를 가동했다. 위기경보 단계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하고, “하천변, 산간계곡과 같은 위험 지역 방문은 자제하고 긴급상황 시 사전 대피 등에 협조해달라”고 당부했다. 오후 6시 기준 호우로 인한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지리산 등 국립공원 5곳의 150개 탐방로가 출입이 통제되고, 인천~연평, 인천~백령 등 30개 항로 여객선 40척의 운행이 통제됐다. 경북 해안가 3곳과 부산, 포항 등 하천변 5곳도 이용이 제한됐다. 

김용희 신소윤 기자 kimyh@hani.co.kr, 전국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