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광주 첨단중 독서모임 학생들이 전 녹두서점 대표 김상윤(윤상원기념사업회 고문)씨가 사는 전남 담양 집을 찾아 대화를 나눴다. 김남균 교사 제공
광주 첨단중 학생들과 교사들이 5·18민주화운동을 겪은 온 가족의 체험기가 실린 <녹두서점의 오월>이라는 책을 완독한 뒤 저자들을 만나 대화를 나눴다.
김남균 첨단중 교사(국어)가 꾸리는 독서모임 회원 3학년생 16명과 교사 5명은 지난 3일 <녹두서점의 오월>(한겨레출판 냄)이라는 책을 매일 20~30쪽씩 함께 읽기로 했다. 이른바 ‘독파 챌린지’였다. <녹두서점의 오월>은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지역 민주인사들의 사랑방 구실을 했던 녹두서점의 당시 대표 김상윤(윤상원기념사업회 고문)씨와 부인 정현애(전 오월어머니집 관장)씨, 동생 김상집(광주전남6월항쟁 이사장)씨 등 온 가족이 체험했던 5·18 사연을 담고 있는 책이다. 김 교사는 “학생들에게 간밤에 읽었던 내용의 소감을 ‘단톡방’에 적고, 궁금증이 떠오르면 질문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녹두서점의 오월> 공동저자인 김상집 광주전남6월항쟁 이사장이 지난 19일 광주 첨단중 독서모임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상윤씨 페이스북 갈무리
학생들은 “5·18 계기 수업도 했는데, 왜 녹두서점을 몰랐을까?” “두려운 상황에서도 서로를 믿고 의지하는 그들의 용감함에 감동했다” “죽을 수도 있는데 계속 시위를 이어나간 분들이 정말 존경스럽다” 는 등의 소감을 적었다. 김 교사는 “소감을 혼자 읽기가 아까워 책 저자의 전화번호를 수소문했다”고 한다. 지난 4일 <녹두서점의 오월> 공동저자인 김상윤 전 녹두서점 대표를 단톡방에 초대했고, 김씨가 공동 저자인 정현애·김상집씨를 초대했다.
첨단중 학생들은 책 저자들과 15일간 대화를 나누며 5·18 궁금증을 해소했다. 노해은양은 “학교에서 틀어주는 5·18 영상물도 좋지만, 이렇게 책을 읽으면서 그때의 일을 자세히 보는 것도 참 좋다”고 적었다. 김 교사는 “학생들에게 저자들을 직접 만나는 선물을 주고 싶었다. 김상윤 선생님이 흔쾌히 초대해 주셨다”고 말했다. 김 교사와 학생들은 지난 19일 전남 담양에 있는 김상윤·정현애씨 집을 찾아가 3명의 저자와 세 시간 남짓 이야기했다. 김상윤씨는 “어린 학생들과 오월과 광주, 그리고 우리의 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런 모임이 진짜 오월 교육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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