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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오월 제대로 알자” 광주에 대학생 발길 이어져

등록 2023-04-09 15:04수정 2023-05-17 11:51

경북 영남대학교 학생들이 8일 오전 광주 북구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에서 묵념하고 있다.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경북 영남대학교 학생들이 8일 오전 광주 북구 망월동 민족민주열사묘역에서 묵념하고 있다.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8일 오전 광주광역시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는 한무리의 대학생들이 보였다. 영남대에서 김문주 교수가 유네스코 아태교육원 지원을 받아 개설한 ‘공존과 평화로 가는 길’ 강의를 듣는 학생들이다.

학생 40여명은 박진우 5·18기념재단 오월학교 부장의 안내에 따라 국립묘지 묘역과 유영봉안소, 망월동 ‘광주시립공원묘지 제3묘역’(광주 민족민주열사묘역) 등을 둘러봤다. 학생들은 1984년 이후부터 5·18기념일 전후로 영남대에서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다는 사실에 귀를 기울였고 임신부 희생자 최미애, 소년 시민군 문재학·안종필 등의 묘비에 적힌 사연을 눈여겨봤다. 망월동 묘지에서는 입구 바닥에 박힌 ‘전두환 비석’을 거쳐 1987년 6월항쟁을 촉발한 이한열 열사, 쌀 수매가 보장 시위 중 경찰 물대포에 맞아 숨진 백남기 농민 등의 묘역에 헌화했다. 이날 오후에는 5·18기록관, 전일빌딩 등을 들른 뒤 조선대 학생들을 만나 5·18과 지역, 인권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국문학과 3학년 황선아(23)씨는 “그동안 5·18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며 “이분들이 있어 오늘날 우리가 민주주의 시대를 살고 있다는 생각에 고마운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2학년 김지상·이영재씨도 “생각보다 젊은 나이에 돌아가신 분들이 많아 놀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보수색채가 강한 경북지역 대학생들이 광주를 찾은 것에 대해 5·18단체 관계자들은 반기는 분위기다. 영남대 학생들의 광주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문주 교수는 “일부 어른들의 잘못으로 경북지역 학생들은 5·18을 북한군이 일으킨 폭동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아 진실을 보여주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5·18기록관에는 지난달 28일 부산대 학생 50여명, 30일 부경대 학생 60여명 등 경남지역 대학생들이 찾기도 했다. 이달 5일에는 동국대 학생들이 방문했고 강원대 학생들도 방문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주춤했던 5·18 사적지를 찾는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국립5·18민주묘지 참배객은 2019년 60만5735명에서 2020년 23만246명, 2021년 19만5118명으로 줄었다가 지난해 29만4424명, 올해 1∼3월 2만116명 등 예년 수준으로 늘고 있다. 5·18기록관은 2019년 4만3419명에서 2020년 1만3549명, 2021년 2만4908명으로 줄었고 지난해 4만676명, 올해 1∼3월 6027명 등 회복 추세다. 홍인화 5·18기록관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며 기록관을 찾는 학생이 많아지고 있다”며 “전두환씨 손자 우원씨의 광주 방문 영향도 일부 있는 것 같다 ”고 말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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