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주는 프리미엄을 붙여 팔고, 소액주주는 손실을 보는 것은 주주 평등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 아닌가요?”
㈜광주신세계백화점 소액주주인 김남훈씨는 31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소액주주 권리찾기운동에 나선 이유에 대해 “광주신세계 대주주 간 매매 이후 심각한 재산상 손실로 고통받는 소액주주를 대변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광주신세계 소액주주 90여명이 꾸린 ‘광주신세계 소액주주 권리찾기운동’(이하 광신소권) 대표인 김씨는 3월에 열리는 제28기 정기주주총회 안건으로 △주당 3750원 현금배당 △분리선출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후보추천 등 두 가지를 요구한다.
광신소권이 낸 보도자료를 보면,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2021년 9월14일 광주신세계 주식 83만여주(52.5%)를 신세계에 전량 매각했다. 당시 주가는 주당 22만8천원이었는데, 정 부회장은 대주주간 거래라는 이유로 27만4200원으로 매각대금은 2285억원에 이르렀다. 김씨는 “2021년 9월15일 주가는 19만5천원까지 15%가 빠져 폭락해 소액주주들은 막대한 재산상의 손실을 보았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또 “대주주 간 거래를 할 때 소액주주들의 주식도 의무적으로 매입하는 제도가 도입돼야 한다”며 “상법상 지분율 1% 이상과 6개월 보유 주주만이 이사회에 제안할 수 있게 돼 있는 규정도 완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2021년 12월15일 광주신세계에 주주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김씨는 주주 서한에서 “이십년 넘게 최대 주주로 있던 분이 주식 팔고 떠나면서 나머지 소수주주들에게 단 한마디 말도 없는 게 책임경영인가 묻고 싶다”며 “가까운 경쟁 백화점 가지 않고 주주라고 일부러 더 먼 광주신세계까지 찾았던 주주들이 허탈해하고 분노하고 있다”고 적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을 보면, 1995년 광주 현지법인으로 출발한 광주신세계의 2021년 총매출은 4642억원이고, 매출총이익은 1547억원, 순이익은 524억원을 기록했다.
광신소권은 “2021년 1월에 갱신된 신세계와의 경영 수수료 계약이 종전 순매출액의 1.3%에서 2.0%로 53.8%나 인상됐다”며 “이 부분도 대주주와 소액주주의 이익이 상충하는 부분인데 이사회가 절차를 준수하고, 소액주주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적절한 조처를 하였는지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광주신세계는 “2021년 9월 정상적인 주식 거래 절차를 밟았다. 김씨의 제안 내용은 3월 주주총회 안건으로 다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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