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광주광역시 청사에 도착한 홍준표 대구시장. 정대하 기자
지난 6월 5·18 유공자 명단 공개를 주장한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해 오월단체와 5·18 유공자들이 사과를 요구했다. 홍 시장이 명단 공개를 빌미로 5·18 유공자들을 비방했다는 이유에서다.
5·18 기념재단과 5월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는 25일 광주광역시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5·18 유공자를 비방한 것을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5·18 기념재단과 5월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는 25일 광주광역시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홍준표 대구시장은 5·18 유공자를 비방한 것을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경찰관들은 달걀 투척설에 대비해 우산을 들고 나왔다. 정대하 기자
5·18 단체는 홍 시장이 5·18 역사를 왜곡하고도 사과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 당선자는 지난 6월 당선자 시절에 한 지상파 방송 토론회에서 강기정 광주시장 당선자에게 ‘제가 광주시장이라면 5·18 유공자들의 명단을 공개하겠다. 자랑스러운 사람들을 왜 공개 안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5·18단체는 “5·18유공자 개인 명단 공개는 현행법상 불가능하다. 5·18 유공자 명단 공개 주장은 극우단체가 5·18을 흠집 내기 위한 구호로 시작됐는데도 홍 시장이 똑같은 주장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황일봉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회장은 “5·18 사망자·부상자는 국가유공자법에 따른 국가유공자가 아닌데도 홍 시장이 이를 왜곡했다. 사과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는데도, 답변하지 않았다”며 “그리고 5·18 기념공원 지하 추모승화공간 벽면에 5·18유공자 명단이 새겨져 있다. 홍 시장은 그곳에 가서 보라”고 말했다.
이날 5·18단체 기자회견장 부근엔 ‘달걀 투척설’이 나돌면서 시와 경찰이 한 때 긴장했다. 시 공무원 10여명과 일부 경찰관들은 이날 우산을 손에 들고나와 달걀 투척에 대비했다. 홍 시장은 이날 오전 11시30분 광주시청 정문 앞에 도착했으나,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5·18단체 회원들은 홍 시장이 도착하기 전 “달걀을 던지지 말고, 우리의 의견을 시를 통해 전달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5·18 기념재단과 5월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는 25일 광주광역시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정대하 기자
홍 시장은 강기정 광주시장과 인사를 나눈 뒤, 시청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광주시와 대구시는 이날 군공항이전특별법 제정, 달빛내륙철도 조기 착공, 2038아시안게임 공동 유치 등을 뼈대로 한 ‘달빛 동맹’ 협약식을 열었다. 홍 시장은 이날 오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미래를 향한 유일한 길, 혁신’을 주제로 열기로 한 특별강연을 방송 녹화로 대체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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