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두 종류의 이건희 컬렉션 지역 순회전이 열리고 있다. 광주시립미술관에선 현대 미술 작품을 만날 수 있고, 광주국립박물관에선 전통 회화의 향기를 느낄 수 있다.
광주시립미술관은 지난 4일부터 미술관 3·4·5·6 전시실에서 ‘이건희컬렉션 한국근현대미술 특별전: 사람의 향기, 예술로 남다’라는 제목의 전시회를 시작했다. 전시는 다음 달 27일까지 이어진다. 이건희 컬렉션 지역 순회전 중 처음이다. 광주 순회전은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50점, 대구미술관 소장 7점, 전남도립미술관 소장 6점을 빌리고 시립미술관이 지난해 기증받은 30점을 보태 판을 짰다.
겸재 정선의 `인왕산제색도'. 광주국립박물관 제공
지역 순회전으로서는 최대 규모다. 이중섭부터 박수근, 김환기,이응노 등 한국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45명의 작품이 공개된다. 박수근의 ‘세 여인’, ‘노인’, ‘판잣집’, 이중섭의 ‘비둘기’, 장욱진의 ‘새와 가족’ 등을 만날 수 있다. 김은호, 김기창, 유영국, 곽인식, 천경자 작가의 작품도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는다.
국립광주박물관은 5일부터 내년 1월29일까지 고 이건희 회장 기증 국립광주박물관 특별전 ‘어느 수집가의 초대’를 연다. 이 특별전은 국립중앙박물관 이건희 기증품의 첫 지역 나들이 행사다. 이건희 회장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한 문화재와 전통 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자리다.
단원 김홍도의 `화훼도'. 광주국립박물관 제공
특별전에선 조선시대 회화와 도자, 불교 공예품 등 모두 271점의 작품들이 관람객들을 맞고 있다. 관람객들에 첫선을 보이는 작품들도 많다. 여름날 소나기가 갠 뒤 인왕산을 그린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는 조선 진경산수화를 대표하는 걸작이다. 인왕제색도는 10월 한 달 동안만 전시된다. 조선 후기 풍속화를 개척한 단원 김홍도의 작품과 술 취한 기녀의 모습을 섬세하게 포착한 신윤복의 ‘혜원화첩’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정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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