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광산구에서 외국인 노동자들로 구성된 축구팀 ‘아시아에프시(FC)’ 소속 선수들. 광산구 제공
국내 이주노동자들에게 ‘작은 월드컵’으로 불리는 축구대회가 광주 광산에서 열린다. 보름달처럼 둥근 축구공을 매개로 한 이주노동자들이 화합하는 자리다.
광주 광산구는 추석인 10일부터 12일까지 사흘간 광주 광산구 평동 월전공원(제1구장)과 용동공원(제2구장)에서 추석 연휴 3일간 ‘광산구청장배 외국인 근로자 전국축구대회’를 연다.
이번 대회엔 베트남, 태국, 중국, 우즈베키스탄(고려인), 필리핀, 스리랑카, 네팔, 캄보디아 등 10개 나라에서 온 이주노동자 축구 동호회 24개팀에서 활동하는 선수·지인 등 500여명이 참가한다. 참가자들은 광주·전남·서울·부산·청주 등 전국에서 광주로 온다. 이들은 첫날과 둘째 날 조별 리그를 거쳐 셋째 날에는 8강 팀이 우승컵을 놓고 토너먼트를 펼친다. 광산구는 1~4위 팀과 최우수선수에게 광산구청장배 트로피를 수여할 방침이다.
이주노동자 축구대회는 2009년 광주에서 외국인 노동자 인권활동을 펼쳐온 아시아외국인근로자센터(센터장 김복주 목사)의 아이디어로 처음 시작됐다. 광산구는 2019년까지 11회에 걸쳐 ‘외국인지원 민간단체 보조금’을 통해 이주노동자 전국 축구대회 개최를 지원해 왔다. 코로나19 사태로 2년간 대회가 중단됐다가 올해 다시 경기가 열린다. 이번 대회는 행정안전부 외국인 주민 지원 우수사례 경진대회서 우수상으로 받은 특별교부세를 대회 준비에 활용했다.
채와라 광산구 다문화팀장은 “외국인 노동자들은 최소 비용으로 생활하면서 고국에 돈을 보내고, 여가 생활로 축구나 탁구를 즐긴다”며 “추석 연휴 기간에는 대부분 전국의 공장 가동이 중단되고 쉬기 때문에 축구대회를 열기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 광산구에선 지난 4월 ‘아시아에프시(FC)’라는 이주노동자 축구팀이 생겼다. ‘아시아FC’는 대한축구협회(KFA)에 등록된 공식 축구팀으로, 광산구에 거주하고 있는 중국·네팔·베트남·태국·캄보디아·인도네시아 등 6개국 출신 이주노동자 25명의 축구 선수로 구성되어 활발히 활동 중이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