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의회 시의원 5명은 지난 8~10일 제주에서 열린 특별연수에 참석했다. 사진은 연수 참석자들이 4·3평화기념관을 방문해 학예사한테 설명을 듣는 모습. 광주시의원 제공
6·1 지방선거가 끝난 뒤 광주시의회 등 일부 지방의원들이 외유성 연수를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지방의원 낙선자 연수에 참석하거나 지방의원 연수를 구의회 공무원 연수로 둔갑시켜 동행해 입길에 오르고 있다. 광주시의회 의장은 회기 중 의사봉을 다른 이에게 넘기고 국외출장을 떠났다.
16일 <한겨레> 취재 결과, 광주광역시의회 민주당 소속 시의원 5명은 지난 8~10일 제주 한 호텔에서 열린 ‘의정활동 유종의 미를 위한 특별연수’에 참석했다. 연수 경비는 의원역량 개발비와 의원 국내 여비 등의 명목으로 총 488만3천원을 책정했다. 한국산업기술원 지방자치연구소가 주최한 이 연수엔 정순애 시의회 부의장과 김점기·반재신·장재성 시의원 등 낙선자와 불출마한 김익주 시의원이 참석했다. 이 연수에 참석한 한 시의원은 “(광주시의원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낙선한 지방의원 42명이 참석했다. 패배주의를 딛고 의정활동을 하면서 익혔던 것을 사회에 돌려줄 방안을 생각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광주서구의회 사무국 공무원 워크숍에 참석한 참석자들이 4·3평화기념관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서구의원 제공
광주 서구의회 의원 6명도 14일부터 사흘간 제주도에서 열리는 ‘서구의회 사무국 공무원 워크숍(연구회)’에 참석했다. 소요 경비는 1명당 100만원꼴로, 모두 2천만원이다. 일부는 개인이 부담하고 나머지는 예산으로 충당했다. 애초 서구의회 의원들은 공식 회기를 마친 8대 의회 구의원 13명과 공무원 등 20명이 참여하는 의원 연수로 추진했다. 하지만 서구의원 13명 중 민주당 소속 구의원 당선자 6명이 당 워크숍 일정과 겹친다며 불참을 통보했다. 이에 서구의회는 의원 연수를 ‘사무국 공무원 대상 워크숍’으로 바꿔 낙선자와 무소속 당선자 등 구의원 6명이 동행하는 형태로 일정을 진행했다. 이 워크숍에 참석한 서구의회 한 의원은 “만약 의원 연수 일정을 취소하면 예약한 경비의 50%인 1천만원을 위약금으로 지급해야 해 공무원 연수로 바꿔 진행했다”고 말했다.
김용집 광주시의회 의장도 15일 시도의장협의회와 몽골 국회·지방자치단체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 위해 몽골로 출국해 18일 귀국한다. 이 행사엔 전국 13곳 광역시의회 의장과 의장 직무대리 13명이 참석했다. 김 의장이 제8대 광주시의회 마지막 임시회가 열리는 기간에 출국한 것을 두고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김 의장은 “마지막 임시회가 있는데 국외 출장을 나와 마음이 편치 않지만, 지방의회 차원의 대외 활동이어서 참석했다”고 말했다.
기우식 참여자치21 사무처장은 “임기 막판 외유성 연수는 공사 구분을 못 하는 처신이다. 임기 말 연수의 경우엔 개인 경비로 가면 된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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