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호남

“폴리가 뭐다요?”…광주 중앙이발소 이발사의 궁금증

등록 2022-06-15 15:18수정 2022-06-15 15:55

광주비엔날레 박재영 작가 공공벤치 눈길
4억원 들여 ‘광주폴리 리뉴얼 프로젝트’ 추진
2011년부터 4차례 116억원 투입 31개 설치
박재영 작가의 ‘스핀-오프:포털’이라는 공공벤치 작품. 광주비엔날레 제공
박재영 작가의 ‘스핀-오프:포털’이라는 공공벤치 작품. 광주비엔날레 제공
“폴리가 뭐다요?”

광주시 동구 궁동 중앙초등학교 구내 이발관 대표 강홍열(69)씨는 15일 “사람들이 나한테 물어본디, 알아야 면장을 하지요”라고 말했다. 이발관 인근 인도엔 2011년 1차 광주폴리 작품이 설치돼 있다. 강철봉을 나뭇가지처럼 엮어 둥지 모양을 만든 ‘광주 사람들’이라는 작품이다. 이발사 강씨는 “일반인들은 뭣을 의미한지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작가들은 말을 어렵게 합디다”라고 말했다. 광주폴리 누리집(https://www.gwangjufolly.org/)엔 “광주폴리는 장식적인 역할과 기능적인 역할을 아우르며 도시재생에 기여할 수 있는 건축물”이라고 나와 있다. 40년 ‘가위손’ 경력으로 구내 이발관을 운영하는 강씨는 “폴리처럼 이발도 예술성이 뛰어나야 한다. 가위질을 잘해야 머리카락을 섬세하게 자를 수 있다”고 말했다.

나데르 테라니 ‘광주 사람들’. 광주비엔날레 제공
나데르 테라니 ‘광주 사람들’. 광주비엔날레 제공
재단법인 광주비엔날레는 궁동 중앙초등학교 구내 이발소 앞에 박재영 작가의 ‘스핀-오프:포털’이라는 공공벤치 작품을 설치했다. 기존 광주폴리 작품을 보완하기 위한 또 다른 작품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2020년부터 진행돼 온 ‘광주폴리 리뉴얼 프로젝트’(4억원)의 하나다. 장한별 광주비엔날레 광주폴리부 선임은 “‘광주 사람들’ 작품이 설치된 인도를 보행하는 분들이 쉼터로 이용하길 바란다. 시민들이 더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오는 9월께 공공벤치 작품을 횡단보도 쪽으로 옮기려고 한다. 또 다소 센 느낌을 주는 ‘광주 사람들’을 둥글둥글한 기능을 갖춘 공공벤치로 보완하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또 3차 광주폴리 작품인 ‘꿈집’(광주시 동구 동명동)에선 오석근 작가의 작품 ‘산수동’을 주제로 전시회를 연다. 오 작가가 지난 2~5월 약 3개월간 산수동의 골목길 곳곳을 찾아 기록한 수천장의 사진들 가운데 선별한 작품들을 영상으로 담았다. 한때 산수동은 산수1·2·3동까지 있을 정도로 인구 밀집지역이었지만, 이젠 도심 공동화 현상으로 쇠락했다. 광주비엔날레 쪽은 “광주폴리 리뉴얼 프로젝트는 그간 광주폴리가 단순한 건축물 설치와 그에 따른 관리 한계를 극복하려고 시도했다”고 말했다.

광주시 동구 동명동에 설치된 조병수 작가의 ‘꿈집’에서 오석근 작가의 사진 작품 ‘산수동’을 선보인다. 광주비엔날레 제공
광주시 동구 동명동에 설치된 조병수 작가의 ‘꿈집’에서 오석근 작가의 사진 작품 ‘산수동’을 선보인다. 광주비엔날레 제공
하지만 광주폴리의 성과와 문제점을 분석한 뒤 완급을 조절하는 등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폴리 사업은 2011~2020년 116억원이 투입돼 4차에 걸쳐 진행됐다. 이 성과로 도시 공간 곳곳에 31개의 폴리 작품이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 지난해부터 내년까지 이어지는 제5차 광주폴리 예산도 국비·시비 등 50억원에 달한다. 광주시 도시재생정책과 쪽은 “2021년 1월 광주비엔날레가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3170명의 85.5%가 광주폴리 사업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광주 한 문화계 인사는 “4차까지 진행된 광주 폴리 프로젝트가 시민들에게 얼마나 다가갔는지를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시민들이 거부감을 가진 일부 작품에 대해선 이전하거나 아예 폐기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시 동구 궁동 중앙초등학교 앞. 광주비엔날레 제공
광주시 동구 궁동 중앙초등학교 앞. 광주비엔날레 제공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사진 광주비엔날레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