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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투명 방음벽’에 죽은 새가 한달간 39마리”…초등생이 나섰다

등록 2022-06-07 16:17수정 2022-06-07 16:26

전남 나주시 복사초리 삼거리에 252m 길이 방음벽
5월 한달 살폈는데 솔부엉이·박새 등 충돌사 수두룩
초등학생·동물권 활동가 등 조류 충돌방지 테이프 작업
노안 남초등학교 학생들은 5월2일과 16일 방음벽에 충돌해 사망한 새들의 사체를 수습하고 추모했다. 성난 비건 제공
노안 남초등학교 학생들은 5월2일과 16일 방음벽에 충돌해 사망한 새들의 사체를 수습하고 추모했다. 성난 비건 제공

초등학생과 시민들이 새의 이동권을 보장해 주기 위해 투명 방음벽에 테이프를 부착하는 작업을 함께 진행했다.

7일 동물권 단체 성난 비건은 “노안남초등학교 학생과 시민 자원봉사자 등 76명이 지난 3일 전남 나주시 공산면 상방리 복사초리 삼거리에서 길이 252m, 총 규모 504㎡에 달하는 투명 방음벽에 조류 충돌방지 테이프를 붙이는 작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노안남초등학교 생태 프로젝트 수업으로 진행된 복사초리 삼거리 조류 충돌방지 작업엔 노안남초등학교 5~6학년 학생 29명과 교사 2명, 성난 비건 활동가 2명과 조류충돌방지협회 회원 12명, 학부모 및 시민 자원봉사자 31명 등 76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방음벽에 묻은 이물질을 제거한 뒤 방음벽 패널 윗줄과 아랫줄에 10㎝ 간격으로 기준점을 찍은 뒤, 조류 충돌방지 테이프를 수직으로 이어 부착했다.

지난 3일 전남 나주 노안 남초등학교 학생들이 공산면 복사초리 삼거리에 있는 투명 방음벽에서 조류 충돌방지 테이프를 부착할 수 있도록 기준점을 찍고 있다. 성난 비건 제공
지난 3일 전남 나주 노안 남초등학교 학생들이 공산면 복사초리 삼거리에 있는 투명 방음벽에서 조류 충돌방지 테이프를 부착할 수 있도록 기준점을 찍고 있다. 성난 비건 제공

노안남초등학교 학생들과 교사들은 복사초리삼거리에 조류 충돌방지 테이프를 부착한 후 새의 충돌이 얼마나 줄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사후 모니터링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노안남초등학교 어린이들과 성난 비건 활동가들이 조사해 기록한 결과, 지난 5월 한 달간 복사초리 삼거리 방음벽에서만 솔부엉이(천연기념물), 박새, 방울새, 참새 등 39마리의 새들이 방음벽에 충돌해 사망했다. 조류 충돌 여부를 조사·기록하던 노안 남초등학교 학생들은 5월2일과 16일 두 차례 걸쳐 방음벽에 충돌해 사망한 새들의 사체를 수습하고 추모하기도 했다.

나주 노안남초등학교 학생들과 자원봉사자 등 74명이 지난 3일 전남 나주시 공산면 상방리 복사초리 삼거리에 있는 투명 방음벽에 조류 충돌방지 테이프 부착 작업을 끝냈다. 성난 비건 제공
나주 노안남초등학교 학생들과 자원봉사자 등 74명이 지난 3일 전남 나주시 공산면 상방리 복사초리 삼거리에 있는 투명 방음벽에 조류 충돌방지 테이프 부착 작업을 끝냈다. 성난 비건 제공

생태 교육에 참여한 학생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노안남초등학교 6학년 김담희(12) 학생은 “날씨가 생각보다 덥고 팔이 아팠지만 조류 충돌방지 테이프가 부착된 방음벽을 보니 새의 충돌을 줄일 수 있을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유새영 노안남초등학교 교사도 “학생들이 동물의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활동을 통해 누군가의 불편함을 조롱하지 않고 작은 목소리에 귀 기울일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생태 수업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사진 성난 비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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