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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안 단일화에 뒤흔들린 광주 민심 “안철수의 새정치는 죽었다”

등록 2022-03-04 16:44수정 2022-03-04 17:52

4일 오후 4시 광주 사전투표율 19.23%
4일 오전 광주시 북구 전남대 안 용봉동 사전투표소에 투표를 기다리는 유권자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정대하 기자
4일 오전 광주시 북구 전남대 안 용봉동 사전투표소에 투표를 기다리는 유권자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정대하 기자

“야권 두 당의 단일화가 물건너간 줄 알았는데 놀랐지요. 선거 판세가 박빙이었는데 조금 서운하지요.”

4일 오전 11시께 광주 전남대 안 용봉동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한 박규호(63·매곡)씨는 “캐스팅보트를 쥔 안철수(대표)가 (판이) 기우는 쪽으로 움직여 표심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역풍이 불 수도 있다. 선거는 뚜껑을 까봐야 안다”고 말했다. 이날 용봉동 사전투표소엔 출입구부터 줄이 50m 정도로 길게 늘어설 정도로 유권자들이 몰렸다. 사전투표 뒤 선거를 독려하는 펼침막 앞에 서서 인증샷을 찍는 20대 청년들도 눈에 띄었다. 친구 2명과 함께 사전투표를 마친 김아무개(23·전남대 4)씨는 “안철수 후보가 완주하겠다고 말한 것을 지키지 않았다고 본다. 국민의힘이 민심 흐름을 잘 읽는 것 같더라. 하지만 단일화가 후보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광주 97곳 사전투표장에선 순조롭게 투표가 진행됐다. 이날 4시 기준 광주의 사전투표율은 19.23%, 전남은 23.3%, 전북은 20.84%로 전국 평균 14.11%보다 5%포인트 이상 높았다.

광주의 경우 지난 대선 사전투표 첫날 투표율 12.61%보다 꽤 높아졌다.

4일 전남대 안 용봉동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한 대학생들이 인증샷을 찍고 있다. 정대하 기자
4일 전남대 안 용봉동 사전투표소에서 투표를 한 대학생들이 인증샷을 찍고 있다. 정대하 기자

윤석열-안철수 단일화가 이뤄진 뒤 광주 많은 유권자들은 ‘안철수의 철수 정치’를 화제로 삼아 이야기를 나눴다. 시민들은 안 후보가 지난달 27일 광주에서 과거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을 합쳐 바른미래당을 창당한 것과 관련해 “급하게 할 일이 아니었다. 광주시민과 호남에 계신 분들에 진정한 진심과 의도를 설득하는 시간이 부족한 것이 평생의 한”이라고 말한 것을 떠올리며 고개를 갸우뚱하기도 했다. 2016년 4월 총선에서 국민의당은 호남 28석 가운데 23석을 석권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국민의당은 비례대표 13석을 포함해 38석을 확보해 3당 체제 시대를 연 바 있다.

두 당 후보의 단일화 이후 호남 표심의 행방을 두고선 의견이 다양했다. 동물병원을 운영하는 김재경씨는 “두 후보의 지지율이 아슬아슬했는데 기가 막힌 타이밍에 민주당이 야당 단일화라는 허를 찔린 셈이다. 민주당은 일사불란한 맛도 없고 선거를 잘못하는 것 같다”며 “그런데 단일화 이후 오히려 민주당으로 결집하는 모양새를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상희(46·도서관장)씨는 “이재명 후보에 대해선 좋아하는 쪽과 싫어하는 쪽이 많이 나뉘었다. 그런데 어제 단일화한 것을 보면서 허탈해하며 마음을 바꾼 사람들이 많아 놀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름을 밝히길 꺼린 한 시민은 “야권 단일화를 통해 윤석열 후보가 포용적인 모습을 보여줘 호남에서도 지지층이 느는 시너지효과가 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병근 조선대 교수(정치학)는 “윤석열-안철수 후보단일화로 이제 ‘안철수의 새 정치’는 죽었다. 안철수 후보는 다당제 등 정치개혁의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중요한 시점에서 오히려 역행했다”며 “어쨌든 후보단일화는 윤석열 후보에게 더 유리한 판을 제공했지만, 이번 대선이 워낙 네거티브전으로 가면서 내놓고 지지한다고 밝히지 못한 ‘샤이 표심’의 향배가 막판까지 어디로 갈지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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