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대현사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무등산을 노래한 시집이 나왔다.
오월문예연구소가 최근 <오늘, 우리들의 무등은-시로 읽는 무등산>(문학들 냄)을 출간했다. 시집에는 고정희의 ‘남도행’과 김남주의 ‘무등산을 위하여’, 문병란의 ‘무등산’을 비롯해 박봉우, 범대순, 이성부, 조태일, 최하림 등 작고한 시인과 함께 강인한, 곽재구, 김준태, 김희수, 나해철, 문순태, 박두규, 염창권, 이대흠, 임동확, 최두석 시인 등 총 69명의 무등산 시 69편이 수록돼 있다. 제1부 '무등산의 봄'에는 작고한 시인들의 작품이 실려 있고, 2부 '무등에 올라', 3부 '무등의 사람들', 4부 '무등을 향하는 연가'에는 무등산의 역사, 인물, 삶 등을 담아낸 각 20편의 시를 실었다.
조태일 시인은 생전 무등산을 “착함과 용맹, 부끄럼을 가르쳐주는 어머니 같은 산”이라고 했다. 백수인 시인은 “무등산은 1980년 오월을 지나면서 시인들에게 무등산은 정의롭고 민주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해 독재 권력과 싸우는 투쟁 정신을 돈독하게 다지게 하는 산이 되었다”고 했다. (<오늘, 우리들의 무등은> 해설 중 발췌)
이번에 출간된 시집에 실린 69편의 시 작품들은 일제강점기와 분단, 한국전쟁부터 군부독재 시절, 5·18항쟁까지 광주가 견뎌온 역사의 질곡을 묵묵히 지켜봤던 무등산과 그 안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삶을 다양한 경험과 모습으로 전하고 있다. 시집 편집을 맡은 나종영·조성국 시인은 “구전이나 기록을 통해 알려진 것은 물론 아직 밝혀지지 않은 사연일지라도 그것이 무등산과 관련된 우리의 근현대사거나 그것을 토대로 창작된 시라면 모두 게재하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정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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