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전남 여수국가산단 안 화학물질 제조공장 이일산업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이 불을 끄고 있다. 연합뉴스
폭발사고로 노동자 3명이 숨진 전남 여수국가산단 석유화학업체인 이일산업이 가스 감지기와 화염 방지기를 설치하지 않는 등 안전 규정을 무더기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은 28일 폭발사고 뒤 이일산업에 대해 특별감독을 벌인 결과, 사법 조치 대상 109건과 과태료 부과 대상 280건 등 모두 389건의 법령 위반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특히 폭발사고를 막기 위한 배기나 환기 등 시설이 부족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업체는 작업 현장 부근에 화염 방지기와 가스 감지기 등을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국소 배기장치 점검을 하지 않고 안전 보호구 착용과 방폭 기계 점검도 소홀히 했다. 폭발 위험 장소에서 폭발의 가능성이 있는 전기·기계 기구를 사용한 사실도 파악됐다.
현장 작업 허가서에 가스 농도 측정 결과가 허위로 작성됐다는 의혹을 두고는 실제로 일부 가스의 농도 측정이 이뤄지지 않은 사실도 나타났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은 적발된 위법 사항에 대해 관리자의 형사적 책임을 묻고, 과태료 1억5422만원을 부과하기로 했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쪽은 “이 업체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한 뒤 즉각적인 특별감독에 나섰다”며 “향후 안전보건 관리체계가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지도하겠다”고 전했다.
이 업체에서는 지난 13일 오후 13일 오후 1시37분께 공장 안 이소파라핀 저장고(높이 10m, 90㎥ 규모) 상부에 유증기 회수 장치를 설치하는 작업 중 폭발사고가 일어나 ㄱ(70) 씨 등 노동자 3명을 숨졌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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