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는 1960년 준공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광산구 소촌동)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전경. 금호타이어 제공
광주시가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의 함평 이전을 수용하면서 앞으로 공장 터 용도변경 방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이전과 개발계획 협의 과정에서 공공성을 높이는 방안을 찾을 지 주목된다.
23일 광주시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금호타이어는 지난 1월 함평군에 빛그린국가산업단지 함평지구에 입주의향서를 제출했다. 빛그린산단은 광주 광산구 삼거동과 전남 함평군 월야면 일원에 걸친 400만㎡ 규모에 국토교통부가 조성하는 단지다. 금호타이어는 광주에선 50만㎡(15만 평) 규모의 새 공장이 들어설 적정한 터를 찾지 못해 빛그린산단 안 함평지구로 공장을 이전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전기자동차 등 친환경 자동차 시대에 맞춰 타이어를 생산하려면 새 공장에 최첨단 시설을 갖춰야 한다. 공장 이전이 매우 절실하고 촉급하다”고 말했다.
광주시 광산구 소촌동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전경. 금호타이어 제공
시는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이전 계획을 수용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최근 “광주 관내로 이전해 주기를 바라지만, 저쪽에서 검토하고 있는 빛그린산단 함평지구로 꼭 가야 한다면 금호타이어의 입장을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2019년 8월 광주공장(39만6700㎡·12만평) 이전을 전제로 시에 ‘개발계획안 검토신청서’를 제출하자 금호타이어 쪽과 사전 협의를 하고 있다. 1960년 준공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의 광주 밖 이전에 반대했던 시는 관내 공장 이전 방침을 철회한 셈이다.
이에 따라 광주시 광산구 소촌동 금호타이어 공장 터의 용도변경 허가 등 행정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금호타이어가 새 공장 터 비용과 신규 설비 투자 재원을 마련하려면 용도변경이 필수적이다. 금호타이어는 친환경차 개발과 공장 건설 등이 3~5년 걸리는 점을 고려해 조속히 절차가 진행되길 기대하는 입장이다. 금호타이어 쪽은 “시에 개발계획안을 제출한 뒤 3년간 이전 터와 고용 승계 문제를 협의해 왔다. 앞으로 시와 개발계획안 검토 등 실무 협의도 진행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 광산구와 전남 함평군에 조성되고 있는 빛그린국가산업단지 위치.
하지만 광주시는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이전 문제와 관련해 ‘속도’보다 ‘방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금호타이어 공장이 상업용지 등으로 바뀔 경우 엄청난 개발이익을 낼 수 있어 자칫 ‘특혜 논란’에 휩싸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은 광주시의 ‘지역경제 거점형 고속철도(KTX)투자선도지구’ 개발계획과 맞물려 있는 주요 공간이다.
금호타이어 공장의 용도변경은 개발이익을 공공에 얼마 정도 기여할 것인지와 맞물릴 것으로 보인다. 이 광주시장도 최근 “아파트 위주 개발은 안 된다. 교통과 물류 허브, 상업·업무·주거 융복합지역으로 개발해야 용도변경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재식 시 도시계획과장은 “금호타이어의 뜻대로 100% 개발할 수는 없다. 용도지역을 변경해주면 개발이익의 40~60%를 시에 기부채납하게 돼 있다”고 밝혔다.
한편, 금호타이어는 2010년 이후 경영 위기를 맞아 2018년 4월 중국 더블스타로 매각됐다.
정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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