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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 출판·생활로 확장하는 다양한 실험 공간이죠”

등록 2021-07-28 18:16수정 2021-07-29 02:34

독립서점 ‘책과 생활’ 신헌창 대표
5년 전 광주에 열고 문화 행사도
서점 안 카페에 비건 베이커리까지
출판으로 확장해 ‘모모는 철부지’ 내
광주 70~80년대 음악 조명한 저술
“서울보다 임대료 싸 여러 실험 가능”
광주 독립서점 책과 생활 대표 신헌창씨.
광주 독립서점 책과 생활 대표 신헌창씨.

“책에서 출발해 생활로 확장하는 다양한 콘셉트의 공간이지요.”

광주광역시 장동의 독립서점 ‘책과 생활’ 신헌창(50) 대표는 27일 “책방 안 카페를 독립적 공간으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인근 제봉로 100-1 2층에 있는 서점의 아치형 서가엔 3000여권이 진열돼 있다. 참고서나 입시용 책만 빼고 장서의 종류는 인문·사회·예술·사진·디자인·건축 등으로 다양한 편이다. 서점 안 카페에서 비건 빵도 만들어 판다. 신 대표는 “책과 어울리는 위스키나 작은 병맥주도 즐길 수 있도록 공간을 조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책과 생활’은 책을 매개로 한 문화프로그램도 진행한다. 2019년 5월부터 매주 진행했던 ‘여행자의 불빛서점’은 광주라는 도시의 ‘속살’을 인문 강연 형식으로 전달해 큰 호응을 얻었다. 이 프로그램은 대형 복합관에 밀려 사라진 옛 극장들과 과거 화가들이 자주 다녔던 어묵 정종집, 광주천변과 빈민, 복개된 동계천 등을 소재로 외지 여행자들이 잘 알 수 없는 도시의 옛이야기들을 들려줬다. 신 대표는 “여행자들이 그냥 스쳐 지나가지 않고 이 도시를 좀 더 깊게 바라보는 등대 같은 ‘불빛’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시인·소설가·인문연구자 초청 모임 기획을 해왔던 ‘책과 생활’은 다음 달부터 문화프로그램을 재개한다.

책과 생활이 낸 <모모는 철부지>.
책과 생활이 낸 <모모는 철부지>.

광주의 독립서점 책과 생활은 책에서 출발해 카페와 빵집도 하고 문화 프로그램도 운영하는 문화공간이다.
광주의 독립서점 책과 생활은 책에서 출발해 카페와 빵집도 하고 문화 프로그램도 운영하는 문화공간이다.

최근 ‘책과 생활’은 출판사로 활동 영역을 확장했다. 첫 출판물은 최유준 전남대 호남학과 교수와 장상은 작가가 함께 쓴 <모모는 철부지>라는 책이다. 지역의 관점에서 광주의 1970~80년대 음악을 조명한 저술이다. 1978년 전일방송 1회 대학가요제 대상곡 <모모는 철부지>는 광주발 첫 전국 히트곡이었다. 전일방송 대학가요제와 대학가요제에서 수상한 김종률은 1982년 4월 <임을 위한 행진곡>을 작곡한다. 신 대표는 “지금은 사라져버린 전일방송 대학가요제 이야기를 담은 원고를 받고 너무 재미가 있어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책을 만들었다”고 했다. 책과 생활은 제3회 전일방송 대학가요제 대상곡 하성관 가수의 <빙빙빙>을 리메이크해서 뮤직비디오로 찍어 음원을 내는 방안도 지역 전문가들과 협의 중이다.

‘모모’라는 노래를 불러 제1회 전일방송 대학가요제 대상을 받은 가수 김만준이 낸 음반.
‘모모’라는 노래를 불러 제1회 전일방송 대학가요제 대상을 받은 가수 김만준이 낸 음반.

1982년 4월 ‘임을 위한 행진곡’을 작곡한 김종률이 자작곡 발표회를 하는 모습.
1982년 4월 ‘임을 위한 행진곡’을 작곡한 김종률이 자작곡 발표회를 하는 모습.

‘책과 생활’에선 요즘 하루 평균 20권 정도의 책이 팔린다. 주말엔 하루 판매량이 평균 40권 정도다. 독립서점으론 상당한 매출이다. 2016년 서점 문을 열고 두 번 이사해 발견한 현재 공간(83㎡)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풍경을 바라볼 수 있는 곳이다. 신 대표는 “서점 공간을 넓혀 지난해 이사했는데 코로나19로 심각한 적자를 봤다. 그런데 지난달부터 책이 점차 팔리기 시작했다. 신기하다. 서점에서 책을 고른 뒤 편하게 앉아 커피를 마시며 책을 보는 분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서울 출생인 그는 2013년 광주에 와 3년 동안 아시아문화개발원에서 일한 뒤 독립서점을 차렸다. 책에서 출발해 카페, 비건 베이커리, 출판사, 자체 브랜드 커피, 도시 브랜드를 담은 상품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그는 “서울보다 임대료가 싸 다양한 문화 실험을 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했다. “재작년 오월음악회가 끝난 뒤 관객들이 모두 일어나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더라고요. 한 도시에 그 도시 사람들의 영혼을 담은 노래가 있는 사례는 흔치 않잖아요. 그 날 뭉클했던 경험이 서점 하면서 힘들어 지쳐있던 저에게 큰 에너지가 됐어요.”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사진 책과 생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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