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년 10월19일 발발한 여순사건은 봉기군과 토벌군의 충돌과 진압 과정에서 수많은 민간인 희생자가 발생했던 현대사의 비극이었다. 여수지역사회연구소 제공
전남 여수지역 시민단체가 <동아일보>의 기명칼럼이 여순사건을 왜곡했다며 항의에 나섰다.
여수·순천 10·19사건 지역민희생자 지원사업 시민추진위원회와 여수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19일 오후 성명서를 통해 “<동아일보>의 지난 14일치 송평인 칼럼이 심각한 역사 왜곡으로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며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여순사건 73년 만에 특별법이 만들어져 이제야 국가폭력에 의한 민간인 학살을 규명할 수 있게 됐다. 이런 엄중한 시기에 동아일보사가 특정인의 칼럼을 내세워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려 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어 “역사를 왜곡한 송평인과 동아일보사에 법률적 도덕적 책임을 묻겠다”며 “왜곡에 단호하게 맞서는 일도 역사를 바로 세우는 과제임을 잊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서희종 여수지역사회연구소 사무국장은 “역사 왜곡이 국가폭력보다 더 나쁜 죄라고 본다”며 “26일 오전 동아일보사 앞에서 이자훈 여순사건 서울유족회장이 1인시위를 벌이는 등 항의·시위·소송 등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동아일보>는 14일치 34면에 송평인 논설위원의 칼럼 ‘누가 야윈 돼지들이 날뛰게 했는가’를 실었다. 이 칼럼은 “여순사건은 반란군이 인민위원회라는 통치기구를 설치하고 학살을 자행했다는 점에서 제주4·3사건과는 구별된다. 여순반란의 단죄마저 흐려지면 군대와 사법체제를 넘어 대한민국 자체의 정당성이 도전받게 된다”며 특별법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한겨레 호남 기사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