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경찰서에 익명의 기부자가 전달한 성금과 편지. 화천경찰서 제공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지만 한마음 한뜻으로 의연하게 대처하는 주민들과 고통을 분담하고 싶습니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각계각층의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일 오후 10시께 한 주민이 강원도 화천경찰서 사내파출소 입구에 현금 100만원이 든 봉투와 편지를 놓고 갔다. 이 주민은 이어 파출소로 전화를 걸어 “신분을 밝히고 싶지 않다. 기부금은 좋은 곳에 써 달라”고 전한 뒤 끊었다.
그는 함께 전달한 편지에서 “15년 전 우연한 기회에 참으로 따뜻한 화천을 만났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임에도 여전히 화천군민들의 따뜻한 마음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위기 앞에서 한마음 한뜻으로 대처해 나가는 의연한 모습들이 멋있고, 제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어른으로서 역할과 모습을 보여주셔서 감사드린다. 언제 끝날지 기약은 없지만, 화천군민과 고통을 나눴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화천경찰서는 “지역 주민의 따뜻한 마음을 느꼈다. 기부자의 뜻에 따라 기부금은 지역의 기부단체에 전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는 원주에서도 익명의 기부자가 지난 4일 명륜2동 행정복지센터를 찾아 코로나19 확산 방지 및 피해 지원을 위해 써달라며 성금 100만원을 전달했다. 기부자는 “원주시 코로나바이러스로 고생하시는 분들…힘내시고 빨리 쾌차하시길 빕니다”라는 메모를 남겼다. 원주시는 후원자 뜻에 따라 성금을 강원도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원주지역 확진자와 자가격리자·의료 인력 등에 지원할 예정이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이 스스로 가격 할인을 통해 지역주민과 함께 어려움을 나누는 ‘착한소비 운동’도 전개되고 있다. 건물 임대료를 인하하는 ‘착한 건물주’ 운동의 다른 본보기인 셈이다. 강릉의 전통시장인 성남시장 입점 점포 4곳은 지난달 28일부터 전 품목을 10% 할인하기 시작했다.
강원도도 이들 상인들의 자발적인 운동이 강원도 전역으로 퍼지는 걸 돕기 위해 지역화폐를 통한 10% 할인과 경품 제공 등의 지원을 펴기로 했다. 또 착한소비 운동에 동참하는 가게는 시설현대화 등을 우선 지원하고, 안전한 쇼핑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손 소독제와 마스크 등도 지급하기로 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사업장을 위한 ‘봉사의 손길’도 전해지고 있다. 강원도청 공무원들이 꾸린 장애인 봉사단체는 장애인 고용 사업장인 늘해랑보호작업장이 코로나19 탓에 장애인 직원들이 출근을 못 해 납품에 차질을 빚자 개인 연차 휴가를 쓰고 퇴근 후 야간작업 봉사까지 벌여 납품 기일을 맞출 수 있도록 도왔다.
김지석 강원도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총괄반장은 “도민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어진 ‘따뜻한 마음 나누기’는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강원도도 코로나19 극복 동참을 위해 구내식당 휴무일 확대와 고위험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모금활동 등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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