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글벼리’가 주관하는 ‘사뿐사뿐, 사북’ 출판기념회와 마을기록 전시회 개막식이 17일 오전 10시 사북읍 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다. 전시회는 이날부터 21일까지 이어진다. 사진은 마을기록가들이 담아낸 광부의 하루. 별글벼리 제공
“30년 가까이 광부의 삶을 살아오면서 좋은 기억과 힘들고 고생했던 기억을 생각하면 정말 가슴이 찡하다.” (‘사뿐사뿐, 사북’ 일부 발췌)
국내 대표 폐광지인 강원도 정선 사북읍의 과거와 현재를 주민 스스로 기록한 책이 출간됐다.
정선군은 ‘별글벼리’가 주관하는 ‘사뿐사뿐, 사북’ 출판기념회와 마을기록 전시회 개막식이 17일 오전 10시 열린다고 16일 밝혔다. ‘주민 스스로 마을의 기억을 기록하다’를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회는 사북읍 행정복지센터에서 17일부터 21일까지 5일 동안 만나 볼 수 있다.
‘사뿐사뿐, 사북’은 폐광 이후 많은 주민이 떠난 뒤에도 남아 삶의 터전을 가꾸며 살아가는 따뜻한 이웃의 이야기와 일상의 기억 등을 골목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면서 사진과 이야기로 편집·발간한 마을기록 책자다. 연탄으로 살아가는 따뜻한 이웃과 외부와 유일한 통로였던 사북역 기찻길과 탄탄대로, 광부의 하루, 카지노가 생기면서 변한 사북의 모습 등을 마을기록가로 변신한 주민들의 시선으로 담아냈다.
‘별글벼리’는 별글(별처럼 아름답고 빛을 내는 글)과 벼리(일이나 글의 뼈대가 되는 줄거리)를 뜻하는 순우리말을 더한 말로 마을기록가 교육을 받은 주민 12명이 꾸렸다. 주민들은 잊히는 마을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정선군 도시재생지원센터에서 주관하는 ‘해봄 주민공모 지원사업’의 도움을 받아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마을기록학교에서 교육을 받았다. 마을기록학교를 수료하고 문화예술사진지도사 자격시험에 합격한 마을기록가들은 앞으로 지역에서 사진 기록보관 활동과 마을미디어, 스마트폰 활용 교육 등 사진기록과 문화예술 분야에서 활동할 예정이다.
별글벼리는 이번 출판기념회와 전시회에 이어 폐광지역을 중심으로 공동체 문화와 주민의 삶을 수집한 마을기록 잡지를 발간할 꿈도 키우고 있다.
정은서 별글벼리 대표는 “이번 출판기념회와 전시회는 자신이 살아가는 마을의 기억을 찾아 읽고, 담고, 써내려간 기억으로 마을을 복원하는 첫 번째 작업이다. 주민 참여형 기록이라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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