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이강원이 다음달 30일까지 국내선 운항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앞서 플라이강원은 지난 3일부터 국제선 운항도 중단했다. 플라이강원 항공기가 양양국제공항 계류장에 있는 모습. 연합뉴스
강원 양양국제공항에 둥지를 튼 플라이강원이 경영난으로 운항 중단과 기업회생 절차 신청을 추진하고 있다. 양양공항이 또다시 ‘유령 공항’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22일 강원도의 설명을 종합하면, 플라이강원은 최근 서울지방항공청에 운항 중단 신청서를 제출해, 오는 6월30일까지 국내선 운항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앞서 플라이강원은 지난 3일부터 국제선 운항을 중단한 상태다. 양양공항에서 유일하게 정기 노선을 운항 중인 플라이강원마저 전면 운항 중단에 들어가면서 강원도가 추진하고 있는 양양공항 활성화에도 빨간불이 커졌다.
양양공항은 영동권 거점 공항이 필요하다는 요구에 따라 2002년 4월 개항했다. 하지만 개항 초기부터 취항한 항공사가 잇따라 철수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해 ‘무늬만 국제공항’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2008년 11월부터 9개월 동안 단 한편의 비행기도 뜨지 않아 ‘유령 공항’이라는 오명이 붙기도 했다.
양양공항이 유령 공항으로 방치되자 강원도는 플라이강원 쪽과 협의해 양양공항을 모기지로 하는 항공사가 운영될 수 있도록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145억원을 지원했다. 양양군도 20억원의 재정지원금을 보탰다.
이런 지원 덕분에 양양공항은 지난해 공항 이용객이 38만4642명을 기록하는 등 8년 만에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개항 첫해 21만7115명을 기록한 양양공항의 기존 최다 이용객 수는 2014년의 25만3269명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악재에 따른 경영난이 이어지면서 플라이강원은 결국 기업회생 신청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내몰리게 됐다.
플라이강원은 운항 중단 결정 기한인 다음달 30일 이전에 기업회생 개시 여부가 결론 나 운항을 재개할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 60일 이상 운항이 중단되면 면허가 박탈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업회생 신청마저 기각되면 강원도가 추진하는 양양공항 활성화 계획은 큰 위기를 겪을 수밖에 없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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