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강원

‘밀가루’ 뿌려진 홍천강…“민물가마우지 개체수 줄여주세요”

등록 2023-03-12 14:37수정 2023-03-12 14:46

강원도 평창군 평창읍 평창강 일대에 자리 잡은 민물가마우지 모습. 이 일대가 민물가마우지 배설물로 심각한 백화 현상을 겪고 있다. 평창군 제공
강원도 평창군 평창읍 평창강 일대에 자리 잡은 민물가마우지 모습. 이 일대가 민물가마우지 배설물로 심각한 백화 현상을 겪고 있다. 평창군 제공

급증하는 민물가마우지 탓에 어족 자원이 줄어드는 등 피해가 잇따르자 강원도가 유해야생동물 지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강원도는 “민물가마우지를 포획해 개체 수를 조절할 수 있도록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해달라”고 환경부에 건의했다고 12일 밝혔다. 강원도가 유해 야생동물 지정을 요구한 것은 원래 겨울 철새였던 민물가마우지가 텃새가 되면서 개체 수가 급격히 늘어 어민 피해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강원도가 지난해 강원연구원에 의뢰한 연구용역 결과를 보면, 민물가마우지는 강원도내 9개 시·군 하천과 호수, 저수지 등 42곳에서 2만마리 이상이 사는 것으로 파악됐다. 청평호 상류를 포함한 홍천강 유역에 1만여마리, 춘천 소양강 하류에 2천여마리 등이다. 특히 강원도내 내수면 어획량이 2017년 933톤에서 2021년 613톤으로 줄었는데 이는 텃새화된 민물가마우지 영향이 큰 것으로 강원도는 추정하고 있다.

어민뿐 아니라 산성이 강한 배설물 탓에 수질·토양 오염과 나무 고사 등의 피해도 이어지고 있다. 춘천 상고대 명소인 소양강 버드나무 군락지는 이미 민물가마우지가 점령한 상태다. 나무에 둥지를 튼 민물가마우지 개체 수가 급격히 늘면서 산성인 배설물 탓에 버드나무 군락지가 하얗게 말라 죽는 백화 현상이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속초 8경 중 하나인 조도도 민물가마우지 배설물로 뒤덮여 울창한 소나무는 물론이고 생명력이 강한 대나무 등도 대부분 죽어 속살이 훤히 드러나는 등 흉물스럽게 변해가고 있다. 원주 흥업면 매지저수지 안 거북섬도 배설물 탓에 나무들이 모두 죽자 다시 나무를 심어 복원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민물가마우지 모습. 환경부 제공
민물가마우지 모습. 환경부 제공

민물가마우지는 몸길이 77~100㎝, 몸무게 2.6~3.7㎏의 중대형 물새류로 2003년 경기도 김포에서 200여 마리가 집단으로 번식하는 사실이 처음 확인된 뒤 한강 상류 및 내륙 습지로 집단번식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1월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이 실시한 조류 동시총조사 결과, 국내에는 3만2196마리가 월동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민물가마우지 번식지가 늘어나면서 어족자원 손실과 배설물로 인한 수목 백화 현상 등의 피해가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가마우지는 보호종이라서 ‘야생동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상 포획 금지 대상으로 비살생 방법에 의한 개체 수 조절만 허용되고 있다. 환경부가 지난해 7월 각 지자체에 배포한 관리지침을 보면, 묵은 둥지 제거와 천적 모형 설치, 공포탄 등을 활용한 소음 유발로 번식 방해 등과 같은 비살생적 방식에 의한 개체 수 조절만 허용하고 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제주에 발묶인 1만5천명…‘강풍·눈보라’ 항공기 무더기 결항·지연 1.

제주에 발묶인 1만5천명…‘강풍·눈보라’ 항공기 무더기 결항·지연

송철호, ‘울산시장 선거개입’ 무죄 이어 ‘뇌물수수’ 혐의도 1심 무죄 2.

송철호, ‘울산시장 선거개입’ 무죄 이어 ‘뇌물수수’ 혐의도 1심 무죄

눈길 견인차에 치여 버스기사 숨져…폭설·한파에 사고 속출 3.

눈길 견인차에 치여 버스기사 숨져…폭설·한파에 사고 속출

국내 첫 ‘철도 위 콤팩트시티’…남양주 다산 새도시에 건설 4.

국내 첫 ‘철도 위 콤팩트시티’…남양주 다산 새도시에 건설

‘바지 집주인’ 징역 5년 선고…전세사기 일당에 명의 빌려줘 5.

‘바지 집주인’ 징역 5년 선고…전세사기 일당에 명의 빌려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