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누리꾼이 수고비 2천원을 주면 매진된 화천 산천어축제 입장권을 구해준다며 중고거래 누리집에 글을 올렸다. 누리집 갈무리
3년 만에 재개된 강원 화천 산천어축제에 인파가 몰리면서 암표 거래까지 성행하고 있다.
11일 중고거래 누리집과 앱 등을 살펴보면, 지난 7일 개막한 산천어축제 입장권을 웃돈을 주고 팔거나 산다는 게시글이 이어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지난 10일 성인 1명과 초등학생 1명 입장권을 일괄 3만원에 판다는 글을 올렸고, 지금은 거래가 완료된 상태다. 이 입장권은 공식 누리집에서 일반 1만5천원, 초등학생 1만원을 주면 살 수 있다.
또 다른 누리꾼은 7만5천원이면 살 수 있는 주말 입장권 5장을 13만원에 산다는 글까지 올렸다. 온라인에서는 현재 1만5천원인 성인 1명 입장권이 2만원에서 2만5천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매크로 프로그램(반복 작업을 자동화하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표를 사들인 뒤 비싸게 되파는 ‘표 사냥’ 전문 꾼들의 개입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매진된 화천 산천어축제 입장권을 구해드린다’는 판매글을 올린 이 누리꾼은 매진된 입장권을 구해주는 대신 1장당 수고비 명목으로 2천원을 더 받는다고 한다.
화천 산천어축제 입장권이 비싼 값에 거래되는 것은 예상 밖 인파가 몰려들어서다. 지난 주말 산천어축제를 찾은 관광객은 하루 평균 13만명이었다. 반면, 얼음낚시터가 수용할 수 있는 최대 인원은 1만5천여명(얼음 구멍 기준) 수준이다. 이 탓에 지난 7~8일에 이어 오는 14~15일도 온라인 예매는 일찌감치 매진된 상태다.
화천산천어축제를 찾은 관광객들이 얼음 낚시터에서 산천어 낚시를 하는 모습. 화천군 제공
축제를 준비한 화천군도 비싼 암표 거래로 관광객이 피해를 볼까 고심하고 있지만 마땅한 방법을 찾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경범죄처벌법은 공연장 등 현장 암표 매매만을 처벌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어 온라인 암표 매매는 적발하더라도 처벌이 어렵다.
화천군 관계자는 “온라인 예매가 매진됐다고 해도 현장 발권은 가능하다. 실시간으로 출입 인원을 살펴 최대한 입장권을 구하지 못해 발걸음을 돌리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 낮 입장권을 구하기 힘들다면 야간 낚시터를 이용하는 등 암표 이용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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