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영월에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가짜뉴스’를 담은 전단이 도심 곳곳에 나붙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코로나는 사기, 백신은 독약’이라는 내용이 담긴 전단 모습. 독자 제공
강원도 영월에서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가짜뉴스’를 담은 전단이 도심 곳곳에 부착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3일 영월경찰서와 주민들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21일 오전 10시께 중년의 남성 1명이 영월 서부시장과 종합상가 일대를 돌며 가로등과 상가 벽면 등에 가로·세로 6㎝ 크기의 전단을 붙였다.
이 전단은 노란색 바탕에 ‘코로나는 사기, 백신은 독약’라는 글자와 독약이 든 주사기 모양이 인쇄돼 있었다. 남성이 시내 곳곳을 돌며 게시물을 붙이자 일부 상인은 게시물을 찢어버리는 등 항의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월경찰서가 영월군과 합동으로 현장을 살펴본 결과 모두 34곳에 게시물을 부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 게시물이 코로나19 백신과 아무런 근거가 없는 명백한 허위 사실을 유포해 공포를 조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목격자와 폐회로텔레비전 등을 이용해 이 남성의 신원을 확인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조용한 시골 동네에 괴문서가 붙어 주민들이 많이 놀란 분위기다. 백신 접종과 관련한 가짜뉴스가 무작위로 퍼지면 접종 기피와 사회 혼란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관련 법령 위반 여부를 확인해 엄정 대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강원도 영월에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가짜뉴스’를 담은 전단이 도심 곳곳에 부착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코로나는 사기, 백신은 독약’이라는 내용이 담긴 전단 모습. 독자 제공
앞서 지난 3월에는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한 가짜뉴스가 담긴 괴문서를 제작한 대전의 한 교회 목사가 옥외 광고물 등 관리법 위반 방조 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바 있다. 이 목사는 인쇄업체에 의뢰해 제작한 코로나19 백신 관련 괴문서를 신도가 길거리에 붙이도록 방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괴문서에는 ‘백신에 넣은 칩은 당신의 생명을 잃게 한다’는 내용의 글과 함께 접종 사진, 정체를 알수 없는 칩 사진 등이 담겼다.
한편, 지난달 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기대 의원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1월부터 지난 9월까지 코로나19 가짜뉴스 관련 사건은 189건이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293명을 검거했다. 백신과 관련해 불안감을 조장하는 가짜뉴스를 유포할 경우 전기통신기본법 위반으로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