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여 동안 휴대전화 4800여대를 빼돌려 30여억원을 챙긴 혐의로 휴대전화 대리점 직원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직원은 주변에 “코인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고 속인 뒤 고급 외제 승용차를 굴리고, 흥청망청 돈을 쓰는 등 성공한 젊은이처럼 행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 청주흥덕경찰서는 대리점 휴대폰을 빼돌려 다른 유통업자한테 팔아 수십억원을 챙긴 ㄱ(34)씨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업무상횡령) 혐의로 구속했다고 16일 밝혔다.
ㄱ씨는 2010년께 한 휴대전화 대리점 직원으로 입사해 2014년 초께부터 지난해 7월까지 대리점 휴대전화 재고 관리 업무를 하면서 휴대전화 4800여대(53억원어치)를 빼돌려 판매 수익을 챙긴 혐의를 사고 있다. 경찰은 ㄱ씨가 빼돌린 휴대전화를 다른 유통업자에게 실제값보다 20~30% 싼값에 넘겨 37억원 정도를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ㄱ씨한테 싸게 휴대전화를 구매한 유통업자도 장물 취득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이 대리점은 본사와 계약해 다른 중소 대리점·판매점 등에 휴대전화를 공급하는 일종의 중간 도매상 구실을 하는 규모 있는 대리점이다. ㄱ씨는 대리점이 다달이, 해마다 휴대전화 입·출고, 재고 상황을 살피지 않는 허점을 이용해 범행을 지속하다 지난해 재고 정리 과정에서 범행이 적발돼 수사를 받아왔다”고 밝혔다.
ㄱ씨는 주변에 “코인,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고 속인 뒤 7년여 동안 호화 생활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한꺼번에 목돈을 쥐진 않았지만 연간 5억~6억 정도씩 챙긴 돈을 흥청망청 쓴 것으로 조사됐다. 주변에 “코인,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고 속인 뒤 억대 외제 승용차를 사고파는가 하면 주변 가족, 친구 등에게도 돈을 마구 쓰는 등 성공한 젊은이처럼 행동했다”고 설명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사진 충북지방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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