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의 몽마르트르로 불리는 청주 대성로 122번길 예술로에선 연중 문화 예술 공연과 전시가 이어진다.
프랑스 파리 북부에는 몽마르트르 언덕이 있다. 생드니 성자가 순교한 곳으로 ‘순교자의 언덕’으로도 불리지만 수많은 예술가와 작품이 태어난 예술의 거리로 더 알려졌다. 파리의 옛 모습을 간직한 주택가 사이사이 골목을 지나 언덕 꼭대기엔 테르트르 광장이 있다. 말 그대로 언덕 꼭대기란 뜻을 지닌 언덕 마루 광장에선 피카소, 고흐를 꿈꾸는 무명 화가들이 관광객을 맞는다.
충북 청주의 옛 도심 충북도청에서 당산공원을 지나 500~700m 남짓 떨어진 청주향교까지 야트막한 언덕이 이어진다. 주변엔 다닥다닥 붙여 지은 작은 집과 골목이 미로처럼 이어진다. 요즘 이곳은 ‘청주의 몽마르트르’라 불린다. 언덕 끄트머리 꼭대기엔 테르트르 광장 구실을 하는 충북문화관이 있다. 청주 대성로122번길 충북문화관에선 틈틈이 지역 작가들의 작품이 걸리고, 마당에선 공연이 이어진다.
올핸 청주 몽마르트르 언덕이 예술로가 된다. 파리 몽마르트르 못지않은 문화·예술의 공간으로 키워보자는 뜻을 담았다. 충북문화재단, 충북미술협회, 충북민족미술인협회, 청주향교, 청주대 등은 지난 3월부터 거리 활성화를 위해 머리를 맞댔다.
예술로는 다달이 다른 색의 문화 옷을 입는다. 6월엔 충북민족미술인협회가 ‘천천히 오는 기쁨’을 주제로 작품을 선보인다. 7월엔 충북문화재단이 숲 속 아트 패스티벌을 열고, 9·10월엔 충북미술협회가 ‘미술로 나누고, 즐기고, 물드는 대성로’를 주제로 예술로를 수놓는다. 11월엔 충북미술협회와 충북민족미술인협회가 ‘함께하는 예술로’라는 콜라보(협업)를 선보인다. 그 사이 지역 예술인들이 예술로 곳곳에서 노래 공연, 초상화 그려주기, 생태놀이체험, 작품 벼룩시장 등을 펼칠 참이다. 박형재 충북도 문화예술산업과 주무관은 “충북문화관을 거점으로 지역 작가들이 살면서 작품활동을 하고 전시·공연 등을 할 수 있는 청주형 몽마르트르 언덕을 꾸려 나갈 계획이다. 작가뿐 아니라 주변 마을과 주민이 어우러져 멋을 자아내는 예술의 거리를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사진 충북문화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