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이 1일 청주시청에서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 5등급인 새 청사 건립 계획 수정을 촉구하고 있다.
탄소 중립 도시 기반 구축, 탄소 중립 구축 조례 제정과 시책 발굴, 온실가스 목표 관리, 대기 환경 예산 384억원 편성….
충북 청주시가 내놓은 탄소 중립 도시를 위한 정책들이다. 하지만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은 이들 정책을 ‘코미디’로 규정했다. 2025년께 선보일 청주시 새 청사 건립 계획 때문이다.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은 1일 청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기후 위기를 맞아 탄소 중립을 추진하는 마당에 청주시는 새 청사를 에너지 등급 최하 수준인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ZEB) 5등급으로 설계했다. 민간건축물에 제로에너지 건축물 전환을 요구하면서 정작 새 청사는 5등급 수준으로 짓겠다는 것은 코미디”라고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청주시가 국제 공모 설계를 핑계로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 5등급 새 청사 건립을 강행하면, 새 청사는 탄소 중립시대를 역행하는 구시대 유물로 전락할 것이다. 매몰 비용이 커지기 전에 에너지 자급률 100%를 이룰 수 있는 새 청사 건립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청주시는 1965년 지은 청주시청이 낡고 비좁아 새 청사 건립을 추진해왔고, 지난해 7월 새 청사 국제 설계 공모에서 노르웨이 건축가 로버트 그린우드의 작품을 선정했다. 이에 따라 시는 2025년까지 2312억원을 들여 청주시청 본청과 주변 2만8459㎡에 새 청사를 지으려고 실시 설계에 나서는 등 잰걸음을 하고 있다.
청주시는 환경 단체가 주장한 에너지 자급률 100% 새 청사 건립에 난색이다. 신의석 청주시 청사건립팀 주무관은 “국제 공모로 선정한 설계안을 보면, 새 청사 지붕 대부분을 태양광 설비를 설치한다. 대략 7800㎡ 규모로 연간 1200㎾의 전기를 생산하지만 에너지 자급률 20~40% 정도로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 5등급이다. 설계안의 공원·조경 등을 무시하고 태양광을 설치해도 8200㎡에서 연간 1900㎾ 정도의 전기를 생산한다. 에너지 자급률 40~60%로 4등급 수준”이라고 밝혔다. 신 주무관은 “지열 등 에너지 자급률을 올릴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에너지 자급률 100% 청사를 짓는 것은 무리”라고 설명했다.
이에 박종순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은 “무리한 요구처럼 보일 수 있지만 기후 위기에 직면한 현실을 고려하면 당연히 제로에너지 1등급 새 청사를 지어야 한다. 국제 공모로 선정한 설계를 수정할 수 없다면 포기하는 용단이 필요하다. 에너지 효율 5등급짜리 청사를 지으면서 시민에게 에너지 절감과 탄소 중립을 강조할 명분이 없고, 2050년 탄소 중립 선언은 거짓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청주시는 지난 1월 내놓은 저탄소 사회 기반 구축 청사진에서 대기환경 조성 예산 384억3700만원 편성, 탄소 중립 도시 기반 구축을 위한 조례 제정,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 수립, 온실가스 에너지 목표 관리제 등을 약속했다. 실제 청주시는 기존 청사 등 건물, 차량 등의 온실가스 감축을 추진하고 있다. 올핸 1만6815t인 연간 온실가스 배출을 32%(5380.8t) 감축하고, 2030년엔 절반까지 줄일 계획이다. 박종순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은 “에너지 효율 5등급 청사를 고집하면서 온실가스를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시의 기후 대비 백년대계를 위해 새 청사 건립 계획을 다시 짤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사진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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