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 작가가 만들거나, 현실과 맞지 않는 낡은 교가가 새 단장 된다.
충청북도 교육문화원은 오래된 교가, 친일 음악가가 만든 교가를 현대적 감성에 맞춰 새롭게 하는 ‘우리학교 노래 만들기’를 진행한다고 22일 밝혔다. 교육문화원은 다음 달 12일까지 학교별로 운영위원회를 거쳐 교가를 바꾸거나, 제2의 교가 제작을 신청하면 음원·홍보 제작 등을 지원할 참이다.
새 교가 노랫말은 학생·학부모·교사 등의 뜻을 모아 학교에서 만들고, 곡은 교육문화원의 도움으로 기성 작곡가, 음악인 등에게 맡기는 형식이다. 곡이 완성되면 어린이·청소년 합창단, 성악가 등에게 맡겨 음원을 제작한 뒤 학교에 건네 활용하게 할 참이다.
충북지역 학교 22곳(중고 통합 교가 2곳 포함)은 여전히 친일 작가가 만든 교가를 쓰고 있다. 친일 음악인 김성태 곡의 교가가 10곳, 이은상 작사 교가가 6곳, 김동진 곡 3곳 등이다.
단양 단성중은 1969년부터 이은상 작사의 친일 교가를 썼지만 지난 2일 새 교가를 선보이는 등 친일 교가를 바꾸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최윤희 충북교육청 인문교육예술팀 장학사는 “단성중에 이어 친일 교가가 있는 학교 12곳이 교가 개정 관련 논의를 하고 있다. 학생·학부모·교사·동문 등 교육 공동체가 자율적으로 의견을 모아 친일 교가를 새 교가로 바꿀 수 있게 지침을 내렸다”고 말했다.
충북도의회도 ‘충청북도 일제 강점기 친일잔재물 발굴 및 교육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친일 교가 등 친일잔재물 발굴·조사 근거를 남겼다. 윤학준 충북 교육문화원 기획팀장은 “새 교가로 개정하는 곳, 기존 교가를 두고 제2 교가를 만드는 곳 등이 있다. 기존 교가를 두고 새 교가를 학교 축제, 놀이, 교육 활동 등에서 즐겨 부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사진 충청북도 교육문화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