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연수·교류 예산을 슬그머니 증액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충북도의회가 관련 예산을 모두 삭감하기로 했다.
충북도의회는 15일 “의원 국외출장비와 교류 비용 전액을 삭감하기로 했다”며 “국제교류 등 의원 출장비를 통상 예산편성 지침에 따라 편성했지만 코로나19 감염증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도민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민단체들은 사필귀정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최진아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시민자치국장은 “임기 마지막 국외연수 기회를 위한 꼼수 예산 편성과 인상은 애초에 하지 말았어야 했다. 늦었지만 관련 예산을 삭감한 것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앞서 도의회는 지난해 9000만원(의원 1인당 300만원)이던 상임위원회별 국외 연수비를 올해 9300만원으로 인상하고, 박문희 의장 등 9명이 참여하는 베트남 빈푹성 인민위원회와 국제 교류비용은 1100만원에서 1350만원으로 올렸다. 이에 시민단체들은 자신들을 위한 예산 ‘셀프 인상’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박문희 도의회 의장은 “(삭감한) 이 예산을 다음달 추가경정예산에 반영해 4차 재난지원금이나 지역경제 위기 극복 등에 쓸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충북도의회가 삭감한 이 예산은 충북도가 가용재원으로 쓸 수 있으며, 도의회가 요청하면 재난지원금 등으로 별도 편성해 활용할 수 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사진 충북도의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