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더기 아닙니다. 패션입니다.”
거지의 상징인 누더기가 현대 미적 감각을 갖춘 작품으로 재탄생했다. 음성군은 품바 재생 예술체험촌에서 다음 달 30일까지 품바 패션전을 한다고 8일 밝혔다. 품바 패션전은 지난 2015~2018년 품바 축제 때 학생 등이 출품한 품바 관련 그림, 디자인을 토대로 만든 패션 작품 22점을 전시한다. 김지형 품바 체험촌 평생교육사는 “누더기로 대변되는 허름한 품바 도안 등에 현대적 감각과 멋을 더해 패션 작품을 만들었다. 걸인 누더기에서 출발했지만 새로운 패션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음성군은 음성 금왕읍 무극천 다리 아래에서 걸인으로 살면서도 자신보다 어려운 이웃을 도운 거지 성자 고 최귀동(1909~1990) 할아버지의 뜻을 기려 2000년부터 음성 품바 축제를 열고 있다. “전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다리와 움직일 수 있는 손이 있잖아요. 얻어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그것은 주님의 은총입니다”라는 말로 유명한 최 할아버지는 오웅진 신부 등의 마음을 움직여 음성 꽃동네를 낳은 장본인이기도 하다. 오 신부는 그의 헌신적 사랑에 감동해 음성 무극 용담산 근처에 ‘사랑의 집’을 지었고, 이게 국내 최대 복지시설인 꽃동네로 성장했다.
음성군은 2018년 쓸모없이 버려지는 것에 새 가치를 부여해 예술로 승화하는 체험 창작공간 품바 재생 예술체험촌을 문을 열었으며, 음성예총이 체험촌을 위탁 운영하고 있다. 체험촌에선 전시, 민화 그림 족자 만들기, 생활 소품 제작, 칠보 공예, 품바 옷 체험 등이 이뤄지고 있다. 강희진 품바 체험촌 운영대표는 “코로나로 여행이 어려운 시기 체험촌이 품바와 품바 축제에 관한 다양한 경험을 하는 공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사진 음성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