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 청성면 이장 협의회가 청성초 살리기 관련 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충북 옥천 청성초 동문과 주변 주민 등이 자칫 소멸 위기에 놓인 ‘청성초 살리기’에 나섰다.
옥천군 청성면에 자리 잡은 청성초는 2019년 이후 전교 학생 수 16~17명을 오락가락한다. 충북교육청 지침에 따라 3년 이상 전교생 20명을 밑돌면 분교장으로 격하할 수 있다.
학교가 소멸 위기에 놓이자 졸업생과 주민 등이 지난해 말부터 ‘청성초 살리기 운동’에 나섰다. 청성면 행정복지센터, 번영회, 이장 협의회 등이 머리를 맞댔고, 졸업한 동문은 총동문회 추진위원회를 꾸렸다. 이종두(71) 청성초 총동문회 추진위원장은 “학교는 마을의 중심이자, 주민·실향민 모두 마음의 고향이다. 학교가 사라지면 꿈이 사라진다는 마음으로 학교 살리기에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학교 발전기금을 모아 학교를 살리기로 했다. 지난해 12월30일 시작한 모금은 22일까지 6200여만원이 모였다. 청성초 동문, 실향민 등 170여명이 참여했다. 발전기금은 전학생 부모가 귀농·귀촌할 때 주택 임대료(1년 120만~150만원)를 지원하고, 장학금 등에도 쓰기로 했다. 주택 임대·지원 등으로 전학생을 늘린 이웃 괴산 장연초, 백봉초 등이 본보기였다.
청성면 행정복지센터, 청성초 등은 이런 계획을 교육청 누리집, 다음 카페, 맘 카페, 사회적 관계망(SNS) 등에 올렸다. 결과가 바로 나타났다. 이현철 청성면장은 “충주에서 6학년·1학년 자녀를 둔 이가 이주하기로 했으며, 경남 창녕, 경기 안성 등에서도 이주 관련 문의가 오고 있다. 구체적인 성과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도 색다른 교육을 준비하고 있다. 김욱현 청성초 교장은 “청성초는 1970~80년대까지 재학생이 1천명 안팎을 기록했을 정도였지만 이농, 저출산, 고령화 등 영향으로 학생 수가 크게 줄었다. 청성초 살리기와 함께 영농·캠핑 체험, 특기 적성 교육, 진로 교육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사진 옥천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