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군 청천면 주민자치위원회가 청천면에 내건 음식물 폐기물 불량 비료 반입 반대 펼침막.
“음식물 폐기물 불량 비료를 받지 않습니다.”
충북 괴산 지역이 음식물 쓰레기를 가공한 불량 비료 퇴출에 나섰다.
16일 괴산군 청천면 주민자치위원회, 문광면리우회 등은 마을 입구에 ‘음식물 폐기물 불량 비료를 받지 않습니다’라고 쓴 펼침막을 걸고 음식물 쓰레기(폐기물) 가공 비료 반입 저지에 나섰다.
음식물 쓰레기 가공 비료는 청주시 등 도시지역에서 수거한 음식물 쓰레기를 음식물 자원화 시설 등에서 탈수, 건조, 부숙(썩혀서 익힘) 등 과정을 거쳐 농사에 활용할 수 있게 만든 거름이다. 청주시는 별도 자원화 시설을 두고 음식물 쓰레기를 부산물 비료(퇴비)로 위탁·가공하고 있으며, 전문 가공 업체도 있다.
괴산 지역 농민 등은 괴산이 거대한 음식물 쓰레기 야적장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 청천면의 한 야산 아래엔 음식물 쓰레기 가공 비료가 쌓여 있다. 괴산군은 올해 들어 지난 10월 9일까지 19차례에 걸쳐 음식물 쓰레기 가공 비료(비포장 비료) 3104t을 반입했다. 이들 비료를 받은 곳은 청주·진천·충남 천안 등이며, 공급 면적은 9만707㎡에 이른다. 지난해에도 23차례에 걸쳐 1492t을 받았으며, 공급 면적은 9만2214㎡였다.
괴산군 청천면 한 마을에 쌓여 있는 음식물 폐기물 가공 비료.
음식물 쓰레기 가공 비료는 가공 업체가 관할 자치단체에 공급 신고를 하면, 이 자치단체가 공급받을 자치단체에 공급 일시·장소·공급량 등이 명시된 신고서(공문)를 건네는 형식으로 유통된다. 괴산 청천지역 한 주민은 “음식물 쓰레기를 가공한 비료라지만 실제 보면 제대로 가공이 되지 않은 듯하다. 악취가 심한 데다 비료로 쓰기 어려운 것들이 많아 군에 항의했지만 시정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웃 괴산 문광면, 연풍면 등의 이장들도 “음식물 쓰레기 가공 비료는 친환경 거름이라는 이름으로 반입되지만 실제 염분 농도 등이 높아 농사에 도움이 안 된다”며 “악취 등도 심해 반입을 거부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괴산 문광면리우회가 문광면 입구에 건 음식물 폐기물 불량 비료 반입 반대 펼침막.
비료관리법상 음식물류 폐기물은 부산물 비료로 분류돼, 부숙 유기질 비료의 퇴비 규정을 따른다. 이 부숙 유기질 비료 규정을 보면, 유기물은 30% 이상 함유돼야 하고, 비소 45㎎/㎏ 이하, 카드뮴 5㎎/㎏ 이하 등 유해 성분 기준을 지켜야 한다. 또 염분 2%, 수분 55% 이하 등 기준도 준수해야 한다. 괴산 청천면의 한 주민은 “실제 반입된 음식물 쓰레기 가공 비료를 보면 물이 줄줄 흐르는 상태가 태반이다. 관련 기준을 거의 지키지 않은 불량 비료가 반입되는 데도 군이 반입 금지나 시정 조처를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괴산군은 큰 문제가 없다는 태도다. 문혜란 괴산군 유기농산업팀 주무관은 “음식물 폐기물 비료 가공 업체 등이 기준에 따라 처리한 비료를 공급받고 있다”면서 “주민 등은 불량 비료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론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윤경석 청주시 자원관리과 주무관은 “청주시가 위탁 운영하는 음식물 자원화 시설에선 관련 규정을 준수하고 있으며, 틈틈이 환경부 등의 점검까지 받고 있다”면서 “이 시설에선 음식물 쓰레기를 가공한 비료를 무료로 농가에 보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주무관은 “악취 등 민원 때문에 음식물 쓰레기 가공 비료 받기를 꺼리는 형편이어서 일부 민간 가공 업체들이 간혹 돈을 주고 농가 등에 건네는 경우도 있다. 이 과정에서 민원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글·사진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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