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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오래된’ 넘어 ‘가장 세계적인’으로, 영문판 <직지, 말걸다>

등록 2020-11-16 17:17수정 2020-11-16 17:24

청주고인쇄박물관이 &lt;직지&gt; 세계화를 위해 이달 안 발간할 영문판 &lt;직지, 말걸다&gt;(JIKJI, Speaks).
청주고인쇄박물관이 <직지> 세계화를 위해 이달 안 발간할 영문판 <직지, 말걸다>(JIKJI, Speaks).

<직지>가 세상에 말을 걸기 시작했다. <직지>는 금속활자로 찍은 책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오래됐다. 본 이름은 <백운화상초록 불조직지심체요절>이다. 고려 1377년 7월 청주 흥덕사에서 찍은 우리 책이다. 애초 상·하 두 권이 간행됐지만 지금 세상엔 프랑스 파리 국립도서관에 하권 단 한권만 남아있다.

서양을 대표하는 금속활자본 독일 구텐베르크 성서(1455년 간행)보다 78년 앞서 간행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으로 알려진 <직지>가 세상에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청주고인쇄박물관은 금속활자본 <직지>를 알기 쉽게 풀어 영어로 번역한 <직지, 말걸다>(JIKJI, Speaks) 영문판을 제작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가장 오래된’을 넘어 ‘가장 세계적인’으로 나아가려는 뜻을 담고 있다.

<직지, 말걸다>는 옥영정 한국학중앙연구원(고문헌관리학) 교수, 서명원 서강대(종교학) 교수, 정여울 작가, 청주 마야사 현진 스님, 남권희 경북대(문헌정보학) 교수 등 5명이 참여했다.

책은 <직지> 본문은 물론, 책 표지, 책 앞뒤에 쓰인 메모 형식의 글씨까지 세세하게 설명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또 <직지> 전문가 5명이 자신의 관점, 연구 등을 토대로 해석을 곁들였다.

<직지> 표지 등에 끄적인듯한 숫자·글귀 등의 의미를 풀어 세상에 단 한권뿐인 <직지>가 프랑스 국립도서관으로 흘러들어 간 경위를 추적하게 한다.

&lt;직지&gt; 하권 표지.
<직지> 하권 표지.

먼저, <직지>의 표지에 쓰인 한자 표제 ‘直指’는 간행 당시 쓰인 표제가 아니라 17세기 이후 표지를 새로 만든 소장자가 붓으로 쓴 것이라고 설명한다. 표지 윗부분 ‘711’이란 숫자는 ‘한·불 수호조약’ 뒤 초대·3대 공사를 지낸 콜랭 드 플랑시가 직지를 수집해 프랑스로 가져간 뒤 골동품 수집상 앙리 베베르에게 옮겨가는 과정에서 붙여졌다. 1911년 3월27~30일 열린 파리 경매장에 나올 때 붙은 일련번호이며, 앙리 베베르는 당시 180프랑을 주고 직지를 소유했다. ‘COREEN 109’는 프랑스 국립도서관 도서번호로 ‘한국본 109번’이라는 뜻이다.

<직지> 표제 옆 낙서처럼 쓰여있는 불어는 첫 소유자 콜랭 드 플랑시의 자필이다. ‘1377년 한국에서 금속활자로 간행된 가장 오래된 책’이라는 글로, <직지> 마지막 장 ‘선광 칠년 정사 칠월 청주목외 흥덕사 주자 인시’를 요약한 것이다. 이를 풀어쓰면, ‘1377년 7월 청주 교외의 흥덕사에서 주조한 활자로 찍었다’는 뜻으로 <직지>의 가치를 세계에 알린 위대한 메모다.

&lt;직지&gt; 하권 마지막 장.
<직지> 하권 마지막 장.

책은 <직지> 하권에 실린 큰 스님들의 참선·문답·일화와 다양한 말씀·기록 등을 알기 쉽게 풀어 메모 형식으로 담고 있다.

청주고인쇄박물관은 이달 안에 영문판 <직지, 말걸다>(JIKJI, Speaks) 300권을 발행한 뒤 유네스코 본부, 주요 박물관, 대사관 등에 전달할 계획이다. 우민석 청주고인쇄박물관 운영사업과 주무관은 “<직지>가 지닌 예술적, 역사적, 서지학적 우수함을 세계에 알리려고 영문판을 내기로 했다. <직지> 영문판 발행이 나라 안팎에 <직지>와 찬란한 우리의 전통문화를 알리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사진 청주고인쇄박물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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