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소방본부 구조대 등이 4일 진천군 문백면 하천에서 실종자 수색을 하고 있다. 충북소방본부 제공
지난 1일부터 최고 402㎜ 물 폭탄이 쏟아진 충북에서 5번째 사망자가 나오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
지난 3일 저녁 7시54분께 충북 진천군 문백면 봉죽교 주변 화물차에 타고 있다가 하천 급류에 휘말려 실종됐던 한아무개(62)씨가 4일 오후 4시24분께 주검으로 발견됐다. 한씨는 전날 하루 동안 진천에 폭우 184.5㎜가 쏟아지는 등 집중 호우가 내리자 논 등 농작물을 살피러 나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소방본부는 “사고 지점에서 8.6㎞ 떨어진 청주 오창 성암천 부근에서 경찰 드론으로 한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신원을 확인한 뒤 진천성모병원으로 옮겼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충북은 이번 집중 호우로 사망 5명, 실종 8명의 인명 피해가 났다.
충북소방본부와 경찰 등이 4일 오후 청주시 오창읍 성암천 둔치에서 지난 3일 진천에서 실종된 한아무개씨의 발견했다.
지난 2일 오전 홍아무개(42·제천 금성)·윤아무개(76·충주 엄정)·김아무개(63·음성 감곡)·박아무개(충주 앙성)씨 등 4명이 산사태 흙더미·급류 등에 휩쓸려 숨졌다. 이날 충주에서 김아무개(63)씨 등 4명, 단양 어상천에서 김아무개(72)씨 등 3명, 음성에서 김아무개(63)씨가 실종되는 등 이어진 집중 호우로 8명이 실종됐다. 또 충주에선 산사태로 2명이 다쳤다.
충북소방본부는 4일 아침 7시부터 충주 425명, 음성 94명, 단양 88명, 진천 75명, 괴산 48명 등 구조대 730명과 드론·헬기·구명정 등 장비 128대를 동원해 실종자 수색에 나섰다. 실종자 수색에는 경찰·의용 소방대·해병대 전우회·드론 동호회 등도 참여했다. 이들은 남한강 목계교~부론교(강원 원주) 사이 15.5㎞를 6개 구간으로 나눠 수면·수중·수변 등 입체 수색을 벌였다. 김연상 충북소방본부장은 “수색 지역이 넓고, 물살이 빠르고 탁한 데다 집중 호우가 잇따르는 등 수색에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온 힘을 다해 실종자를 찾겠다”고 밝혔다.
집중 호우로 끊긴 제천시 봉양읍 구곡1리 진입로. 제천시 제공
인명 피해뿐 아니라 도로·철로 등 공공시설과 주택·농경지 등의 피해도 컸다. 충북에선 고속도로 4곳 등 도로 154곳, 산사태 116곳, 하천 범람·유실 107곳 등의 피해가 났다. 충북선 삼탄역 부근 침수·유실로 충북선 운행이 중단됐으며, 태백선·중앙선 통행도 차질을 빚었다. 진천 농다리, 단양 온달동굴 등 문화재 6곳도 피해를 보았으며, 충주·제천·단양 등의 상하수도 시설이 훼손되면서 일부 지역에선 주민들이 식수난을 겪고 있다. 주택 309곳이 침수됐으며, 농경지 2801㏊에서 피해가 났다.
오락가락하는 빗속에서 복구를 하고 있지만 북부권에 이어 중부권으로 피해가 확대된 데다, 집중 호우가 끊이질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충북에선 지난 1일부터 충주 엄정 402㎜, 단양 영춘 319.5㎜, 제천 백운 317㎜ 등 폭우가 쏟아졌다. 5일엔 중북부 100~300㎜, 많은 곳은 500㎜까지 호우가 예보되는 등 비가 그치지 않고 있다. 게다가 청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자원봉사자 참여도 기대에 못 미치는 등 삼중고를 겪고 있다.
이날 공무원 1103명, 군인 275명, 자원봉사자 125명 등 2255명이 충주·제천·단양 ·음성 등 복구현장에 투입되는 등 지난 1일부터 9179명이 복구에 나섰다. 박근영 충북도 자연재난과 주무관은 “많은 비가 예보된 데다 복구 지역에서도 집중 호우가 오락가락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1~2일 북부권인 충주·제천·단양에 이어 3~4일 진천·음성·괴산 등 중부권으로 피해 범위·대상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퍼졌다. 코로나19 여파로 자원봉사자 참여도 여의치 않아 복구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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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농업기술원 직원 등이 4일 한 인삼밭에서 수해 복구를 하고 있다. 충북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