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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중앙아시아 타운’ 청주 봉명동 코로나19 집단 감염…지역사회 감염 우려

등록 2020-08-04 14:32수정 2020-08-04 21:16

외국인 60% 러시아·중앙아시아계
학교 주택가 밀집지역…감염 우려
우즈벡인 2명 확진 이어 15명 추가 검사…4명 확진, 7명 음성, 4명 결과 대기
충북도 “추가 확진 더 나올 수도”
전정애 충북도 보건복지국장(왼쪽)이 4일 충북도청 브리핑실에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관련 설명을 하고 있다. 충북도 제공
전정애 충북도 보건복지국장(왼쪽)이 4일 충북도청 브리핑실에서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관련 설명을 하고 있다. 충북도 제공
우즈베키스탄,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 외국인이 몰려 있어 ‘러시아·중앙아시아 타운’으로 불리는 충북 흥덕구 봉명동에서 외국인 코로나19 감염증 확진자 6명이 나왔다. 학교, 주택 등이 밀집한 곳이어서 외국인뿐 아니라 지역 사회 감염 확산 우려도 나온다.

4일 충북도와 청주시 등의 발표를 종합하면, 우즈베키스탄인 20대 남성 ㄴ씨와 30대 남성 ㄱ씨가 코로나19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의 밀접촉자로 분류돼 추가 진단 검사를 받은 우즈베키스탄 동거인과 지인 등 4명도 양성으로 드러났다. 이날 청주지역 우즈베키스탄 감염자 6명이 확진되면서 충북지역 코로나19 확진자는 80명으로 늘었다.

ㄴ씨는 2017년, ㄱ씨는 2018년 각각 입국해 청주 봉명동에 집을 얻어 함께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ㄴ씨와 ㄱ씨는 지난달 30일부터 발열·인후통 등 증상을 보이다 지난 3일 청주 서원구보건소에서 검체를 채취한 뒤 충북도보건환경연구원에서 진행한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방역 당국은 이들과 함께 같은 집에서 생활한 우즈베키스탄 동거인 3명과 지인 등 접촉자 15명에 대한 검사를 벌였다.

이들은 지난 1일 저녁 7시께 봉명동 몽골음식 전문식당에서 함께 저녁을 먹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모두 평소 알고 지내던 외국인이며, 4명이 확진됐고, 7명은 음성, 4명은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나기효 충북도 질병관리팀장은 “주로 우즈베키스탄에서 입국해 함께 생활했으며, 감염 경로는 밝혀지지 않았다. 함께 생활해온 다른 외국인·지인 등을 상대로 역학 조사를 진행해 경로를 파악할 방침이다. 확진자가 더 나올 수도 있다”고 밝혔다.

ㄴ씨와 ㄱ씨 등은 지난달 30일 오후 4시30분 주변 대중목욕탕을 함께 다녀오는 등 몽골 음식 전문점, 당구장, 러시아 음식점 등을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다.

청주시는 누리집에 이들의 동선을 공개하고, 방문 업소 등을 소독하는 등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청주 서원보건소 관계자는 “1차 역학 조사에선 이들이 마스크를 쓰고 주로 걸어서 업소를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소 등에 설치된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 화면 등을 확보·분석한 뒤 추가 조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 ‘러시아·중앙아시아 타운’. 러시아 중앙아시아 식품점, 상점 등과 이들에게 일터를 제공하는 인력 공급 업체도 더러 있다. 오윤주 기자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 ‘러시아·중앙아시아 타운’. 러시아 중앙아시아 식품점, 상점 등과 이들에게 일터를 제공하는 인력 공급 업체도 더러 있다. 오윤주 기자
이들이 생활하고 있는 청주 봉명동은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봉명 1동에만 외국인 963명이 생활하고 있으며,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 등 러시아·중앙아시아계 외국인이 60% 이상을 차지한다. 주변엔 2010년대 이후 이들 국가 관련 식료품 상점, 음식점 등이 들어서는 등 ‘러시아·중앙아시아 타운’이 형성되고 있다. 김미수 봉명1동 동장은 “주변에 취업할 수 있는 공단, 유학생이 다니는 충북대와 초중고교가 형성돼 있고,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해 러시아·중앙아시아계 외국인이 많이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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