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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품종관리 스마트화…종자 처리 공정·인력 대폭 감축

등록 2020-07-09 17:01수정 2020-07-09 17:29

산림 종자 처리 40일→4일, 인력 327명→16명으로 감소
남북 산림 협력을 통한 한반도 산림 녹화 기대감 커져
국립산림품종관리센터 연구사 등이 산림 종자 검정을 하고 있다.
국립산림품종관리센터 연구사 등이 산림 종자 검정을 하고 있다.

고품질 산림 종자를 보존하고 공급하는 ‘나무 은행’이 스마트화한다.

국립산림품종관리센터는 120억여원을 들여 충북 충주시 수안보면에 건설 중인 스마트 산림 종자 처리시설이 내년 6월께 가동에 들어간다고 9일 밝혔다. 이곳엔 유전적으로 우수한 나무 종자를 보존·생산·공급하는 채종원이 조성돼 있다. 국내엔 충주 등 10곳에 채종원 875㏊가 조성돼 있는데, 지난해 종자 1만308㎏을 생산하는 등 1968년 이후 침엽수 12종, 활엽수 20종 등 종자 32만2000여㎏을 생산·공급해왔다.

충북 충주시 수안보면 수회리에 들어 설 스마트 산림 종자 처리시설 조감도.
충북 충주시 수안보면 수회리에 들어 설 스마트 산림 종자 처리시설 조감도.

스마트 처리시설엔 국내에서 처음으로 종자 처리(탈종·정선·선별·가공 등), 저장, 검정, 분석 등이 한곳에서 이뤄지는 첨단 자동화 시스템을 갖출 예정이다. 종자 이송 로봇, 초분광 영상분석 장비를 통한 비파괴 검사, 대용량 고성능 종자 건조 설비, 비중 선별기 등도 설치된다. 채웅 산림품종관리센터 혁신기획팀장은 “스마트 시설이 들어서면 잣나무 기준 종자 처리 공정이 기존 40일에서 4일로 줄고, 투입 인력도 평균 327명에서 16명으로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 처리시설은 종자 처리 일원화·효율화로 고품질 종자 확보·공급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지희 산림품종관리센터 연구사는 “날씨 등의 영향으로 대개 종자 발아율이 낙엽송은 40%, 편백은 12%로 낮아 양묘 등에 어려움을 겪었다. 스마트 시스템이 도입되면 종자 비파괴 정밀 선별 기술·장비 등을 활용해 발아율을 90% 이상으로 높이는 등 고품질 종자 확보·공급의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산림품종관리센터 채종원에서 우수 종자를 채취하고 있다.
국립산림품종관리센터 채종원에서 우수 종자를 채취하고 있다.

산림품종관리센터는 스마트 처리시설 조성과 함께 통일시대 남북 산림협력도 준비하고 있다. 북한은 전체 산림 899만㏊ 가운데 287㏊(32%)가 황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 입목 축적도 남한(150㎥)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60㎥에 그친다. 산림청 남북산림협력단은 황폐한 북한 산림 복원하고, 한반도 산림녹화를 위해 북쪽과 협의를 진행했다. 채 팀장은 “산림품종센터에는 잣나무(33t), 낙엽송, 아까시나무 등 24종 35t에 이르는 대북 지원용 종자를 확보하고 있다. 남북 관계가 풀리고, 북한 쪽의 요청이 있으면 남북 산림 협력 차원에서 종자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사진 국립산림품종관리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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