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군 이월면 신월리 도종마을 주민 등이 이달 초 마을 회관 앞 자투리 공간에 꽃밭을 만들고 있다.
“코로나19 때문에 경로당도 못 가고 갇혀 살면서 머리가 아팠는데 꽃 가꾸고 땀 흘리니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네요. 마을 어르신·주민들도 좋아하고요.”
충북 진천 이월면 송림리 대막마을 김경옥(65)씨는 요즘 꽃밭 가꾸는 재미에 산다. 김씨는 경로당 어르신 등과 함께 동네 어귀 20~30㎡ 남짓한 자투리 공간에 해바라기 등을 심어 꽃밭을 만들었다. 애초엔 쓰레기 더미였던 곳이다. 이웃 이월면 신월리 도종마을 회관 앞에도 90㎡ 남짓한 꽃밭이 생겼다. 동네복지사 윤창섭(72)씨와 주민 등이 조성했다.
치매전담치유시설인 진천읍 생거진천노인복지센터 앞엔 1980㎡ 규모의 텃밭이 만들어졌다. 절반은 해바라기꽃밭이고, 절반은 고추·상추 등 채소밭이다. 센터 어르신 등의 소일 공간이다. 백곡면 양백리 상백마을 뒷산에는 8㎞ 꽃길 산책로가 조성됐다. 혁신도시가 있는 덕산면엔 상자 텃밭이 조성될 예정이다.
이들 꽃밭, 텃밭은 진천군이 동네마다 만들고 있는 심신 치유 공간 ‘케어 팜’이다. 진천은 지난 2월부터 읍면 7곳에 26곳의 케어 팜을 조성하고 있다. 종묘는 진천군에서 제공하고, 케어 팜 조성은 마을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진행한다. 송기섭 진천군수는 “케어 팜은 어르신들이 익숙한 원예·농업 활동을 통해 자존감을 회복하고, 적당한 신체활동으로 심신이 건강해지는 곳으로, ‘스스로 돌봄 공간’”이라고 밝혔다.
케어 팜 26곳에는 동네 복지사 26명이 배치돼 주민과 함께한다. 동네 복지사는 마을 사정을 속속들이 아는 부녀회장, 전직 이장, 공무원 등 가운데 뽑혔다. 정덕희 진천군 주민복지과 팀장은 “동네 복지사를 중심으로 마을에 일거리·할거리·볼거리가 생기니까 어르신 등 주민들이 너무 좋아한다. 10~11월께 성과 대회를 열어 우수 케어 팜 사례 등을 공유하고,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사진 진천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