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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민식이법’ 촉발 교통사고 가해자에 금고 2년 선고

등록 2020-04-27 15:45수정 2020-04-28 02:33

고 김민식군의 부모와 이재원 변호사(오른쪽)가 27일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에서 열린 김군 교통사고 사망 사건에 대한 선고재판이 끝난 뒤 취재진에게 심경을 말하고 있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고 김민식군의 부모와 이재원 변호사(오른쪽)가 27일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에서 열린 김군 교통사고 사망 사건에 대한 선고재판이 끝난 뒤 취재진에게 심경을 말하고 있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어린이 보호구역 교통안전을 강화하는 내용의 이른바 ‘민식이법’ 도입을 촉발한 교통사고 사망사건 가해자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피해자인 고 김민식군의 부모는 “재판 결과를 계기로 애초 민식이법 입법 취지를 왜곡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2단독 최재원 부장판사는 27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구속기소된 ㄱ씨에게 금고 2년을 선고했다. 최 판사는 ”어린이 보호구역을 주행하는 운전자는 더욱 전방을 주시하고 안전하게 운행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피고인은 피해자를 친 뒤에야 제동장치를 조작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이 전방을 주시하고 제동장치를 빨리 조작했다면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진 않았을 것”이라고 양형의 이유를 설명했다. 최 부장판사는 “피고인이 운행한 차량의 속도는 시속 22.5∼23.6㎞로 판단된다. 피해자가 좌회전하기 위해 횡단보도 위에 대기 중인 차량 뒤에서 갑자기 뛰어나온 사정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1심 법원은 어린이 보호구역 내 발생한 교통사고 사망 사건의 위중함을 강조하면서도 “제한속도를 지켰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였다.

앞서 검찰은 지난 16일 결심공판에서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아이가 보호받지 못해 사망했고 이로 인해 유족은 큰 상처를 입었다”며 금고 5년을 구형했다. 금고는 교도소에 감금은 하지만 노역은 과하지 않는 형벌이다.

최 판사가 판결문을 읽어내려가는 내내 피고인 ㄱ씨는 떨군 고개를 들지 못했다. ㄱ씨는 지난해 9월 충남 아산의 한 중학교 앞 횡단보도에서 김군과 동생을 차로 치어 김군을 숨지게 하고 동생도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군의 부모는 방청석에 맨 뒤에 서서 판결 내용에 귀를 기울였다. 김군 아버지 김태양 씨는 “법제처와 국회가 직접 나서 민식이법에 대한 오해를 정확하게 규명해주길 바란다”며 “민식이법은 운전자를 범죄자로 만드는 법이 아니라 아이들을 지켜주기 위한 법”이라고 호소했다. 피해자 쪽 법률대리인 이재원 변호사는 “많은 분들이 민식이법의 취지와 다르게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민식이법 적용 대상은 어린이 보호구역 내에서 주의의무를 위반한 사고로 한정된다”며 “김군 사고의 경우 가해자의 주의의무 위반이 심각한데도 기존의 법만으로는 대응이 어려웠고, 이런 법적인 미비점을 보완해 앞으로의 사고를 막자는 취지로 법 제정 운동을 펼친 것”이라고 했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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