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사위’의 험지 출마 도전이 좌절됐다.
충북 동남 4군으로 불리는 보은·옥천·영동·괴산 선거구에서 ‘원조 친박’(친박근혜) 박덕흠(67) 미래통합당 후보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 곽상언(49)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눌렀다.
개표율 79%를 기록한 15일 밤 10시45분께 현재 박 후보가 득표율 55.98%를 기록해 42.72%에 그친 곽 후보를 멀찍이 따돌렸다. 앞서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도 박 후보가 64.1%를 얻어 34.9%에 그친 곽 후보에 낙승을 거둘 것으로 예측됐다. 박 후보는 당선 소감에서 “동남 4군 주민들이 중단없는 발전을 선택했다. 지역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준 데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 선거구에선 승리한 박 후보 못지않게 곽 후보의 출마로 관심을 끌었다. 곽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은 더 한 험지에 뛰어들어 낙선을 감수했다. 이곳은 보수의 텃밭으로 험지 중의 험지다. 영동은 아버지 등 집안 어르신이 사셨다. 고향 발전을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곽 후보는 영동을 근거지로 표밭을 누볐지만 옥천 등 지역구를 탄탄하게 다진 박 후보를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박 후보는 이 선거구에서 유권자가 가장 많은 옥천 출신이다. 옥천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어머니 육영수 여사의 고향이며, 박 전 대통령의 외삼촌 육인수 전 의원은 이곳에서 내리 5선을 기록했다. 곽 후보는 2016년부터 ‘박근혜 대통령 위자료 청구 소송’을 진행한 터라 ‘노무현-박근혜 대리전’이라는 평도 나왔다. 개표 막바지까지 박 후보는 텃밭 옥천에서 60%를 훌쩍 넘게 득표했으며, 영동 등 나머지 지역에서도 50% 이상 득표하는 등 곽 후보를 압도했다.
박 후보는 △대전 옥천 영동 광역 철도 확장 △대청호 규제 완화 및 수변관광 활성화 △청년 후계농 10만명 농업인력 양성 등을 공약했다. 박 후보는 “동남 4군의 지도를 사통팔달의 교통 중심지로 만들겠다. 힘 있는 3선 중진의원으로서 약속 실행을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사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