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종 충북지사(왼쪽 셋째) 등이 6일 충북도 농업기술원에서 농사직설 상담센터 개소를 축하하고 있다.
조선 초기 세종은 말글뿐 아니라 농업에서도 중국을 벗어나려 힘썼다. 세종은 우리 풍토에 맞는 농법서 편찬을 지시했고, 정초 등은 1429년(세종 11년) <농사직설>를 펴냈다. 정초는 서문에 “풍토가 다르면 농법도 다르기 때문에 중국 농서와 같지 않았다. 각지의 능숙한 농군의 경험 등을 모아 책을 편찬해 보급한다”고 썼다.
충북도 농업기술센터가 풍토에 맞는 재배법과 소비자 눈높이를 맞춘 가공·유통·경영 기법 등을 전할 민간 농업 고수 6명을 초빙해 비법을 전수하는 ‘농사직설 상담센터’(1899-5579)를 6일 만들었다. 세종의 <농사직설>에서 착안했다. 하웅용 농업기술센터 지원기획과 지도사는 “이들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상담센터에서 농민 등의 애로 사항을 족집게 상담으로 해결한다. 코로나19 상황이 해제되면 현장에서 직접 지도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업 관련 경력 30~40년 안팎의 고수들은 △생산·가공 △판매·유통 △경영· 마케팅 등 부문으로 나눠 상담을 진행한다. 박월성(68) 전 괴산군농업기술센터 소장은 과수·인삼 재배, 남상영(62) 전 충북농업기술원 원예연구과장은 채소 재배, 조항직(62) 전 괴산군농업기술센터 소장은 벼재배·양봉 등을 지도한다.
재배뿐 아니라 경영·유통 비법도 전수한다. 김순자(60) 전 증평군 농업기술센터 생활원예팀장은 농산물 가공과 식품 제조, 유승철(62) 전 청주시농업기술센터 소장은 귀농·귀촌, 연영흠(61) 전 충북농업기술원 지도기획팀장은 농산업 창업과 경영 컨설팅 등을 상담한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농사직설 상담센터가 농업인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희망 창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사진 충북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