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가 18일 충북도청 브리핑실에서 충주지역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등 코로나19 현황을 밝히고 있다. 오윤주 기자
충북 충주에서 신천지 집회에 참석한 현직 기자 ㄱ(30)씨가 코로나19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았다. 충북에서 33번째 확진자다. 신천지 신도로 관리 대상이었던 ㄱ씨는 한 인터넷 언론 매체 충북 북부권(충주·제천·단양) 담당 현직 기자여서, 충주·제천·단양은 ㄱ씨가 출입한 기자 회견장(브리핑실) 등을 폐쇄했다. 이들 시·군은 청사 곳곳을 소독하고, 공무원 등 접촉자 확인에 나섰다.
18일 충북도 등의 발표를 종합하면, ㄱ씨는 지난 17일 건국대 충주병원 선별진료소에서 검체를 채취해 벌인 진단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충북도 관계자는 “ㄱ씨는 검사 당일엔 증상이 없었다고 했지만 지난 12일 인후통 등 증상으로 충주의 한 이비인후과에서 진료를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ㄱ씨는 지난달 16일 충주에서 열린 신천지 집회에 참석한 신천지 신도로 전화 모니터링 대상이었다”고 밝혔다.
조길형 충주시장이 충주지역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현황을 발표하고 있다. 충주시 제공
충주시는 ㄱ씨가 충주·제천·단양 등을 출입한 현직 기자로 밝혀지면서 ㄱ씨가 이동한 경로·접촉자 등 파악에 나섰다. 충주시 관계자는 “지난 10일과 11일 충주시청 4층 브리핑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하는 등 충주시 출입이 확인돼 청사 소독 등을 진행하고 기자회견장을 폐쇄했다”고 밝혔다. 충주시에 이어 제천시와 단양군도 ㄱ씨가 들른 기자회견장을 폐쇄했다.
18일 오후 충주시가 밝힌 ㄱ씨의 주요 이동 경로를 보면, 9일 약국·슈퍼, 10일 충주시청, 11일 병원 약국, 12일 충주시 선거관리위원회, 13일 강원 원주 주유소, 14~15일 자택, 16일 전통시장·슈퍼 등이다.
현직 기자인 ㄱ씨가 충주시청, 충주시 선거관리위원회 등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취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기자 회견 당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참석자들의 추가 감염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ㄱ씨는 4·15총선 기자회견 등을 취재하며 여야의 유력 후보와 지지자, 캠프 관계자 등을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충주시가 밝힌 ㄱ씨의 이동 경로. 충주시 제공
ㄱ씨가 취재해 올린 영상을 보면, 김경욱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는 지난 11일 충주시청에서 연 공약 발표 기자회견 때 마스크를 턱에 걸친채 회견을 이어갔고, 이종배 미래통합당 예비후보는 지난 12일 후보 등록에 앞서 연 기자회견 때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송재은 충주시 보건소 감염병관리팀장은 “폐회로 화면, 영상 등을 통해 기자회견 당시 마스크를 쓴 참석자와 쓰지 않은 참석자 등을 분석하고 있다. ㄱ씨는 마스크를 쓰고 취재했다고 밝혔지만, 기자회견 참석자가 마스크를 쓰지 않은 게 확인되면 자가 격리 대상”이라고 밝혔다. 송 팀장은 “다만 확진자와 거리, 접촉 시간, 공간 구조 등을 종합해 판단한다. 역학 조사관이 조사한 뒤 유력 후보 등의 자가 격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ㄱ씨는 충주시 등이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11일까지 날마다 전화 확인(모니터링)을 해 온 관리 대상 신천지 신도였다. 신천지 쪽이 건넨 신도 명단에도 올라있다. ㄱ씨는 전화 모니터링 기간 증상이 없다고 답했지만, 확진 뒤 충북도 등이 벌인 기초 역학 조사에선 지난 9일부터 인후통 증상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ㄱ씨를 전화 확인해 온 충주시 관계자는 “전화 모니터링을 하는 동안 ㄱ씨는 증상이 없고, 대구·경북 방문이나 기 확진자와 접촉도 없다고 답했다. 9일 증상 발현 얘기는 처음 들었다. 거짓을 말했는지는 더 조사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충주시 보건소와 경찰 등은 ㄱ씨의 이동 경로 파악에 나섰다. 충주시 보건소 감염병관리팀 관계자는 “ㄱ씨가 증상이 나타났다고 말한 9일을 기준으로 8일부터 이동 경로 등 역학 조사를 벌이고 있다. 폐회로 화면 등을 확보해 ㄱ씨의 동선을 확인하고, 추가 접촉자 등을 파악한 뒤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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