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충주시가 폐쇄 권고한 충주 입석경로당 앞을 소독하고 있다.
“경로당을 비워라.”
충북 괴산군 장연면 오가리 경로당에서 코로나19 감염증 확진자가 잇따라 나오면서 자치단체 등이 경로당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4일 확진 판정을 받은 ㄱ(82·여)씨는 지난달 24일 마을 경로당을 찾았다. 발열, 인후통 등 코로나19 증상이 있었지만 의심하지 않았다. 이후 증상이 나아지지 않았고 지난 3일 괴산군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체를 채취한 뒤 다음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6일 같은 경로당을 이용하는 ㄴ(76·여)씨 등 5명이 잇따라 확진됐고, 7일 같은 마을 ㄷ(91·여)·ㄹ(75)씨도 확진됐다. ㄷ씨와 ㄹ씨는 가끔 경로당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이웃 마을 ㅂ(64)씨 부부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ㅂ씨와 ㄹ씨는 친인척이다.
지난 4~8일 사이 괴산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 10명 가운데 8명이 경로당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앞서 충북도는 지난달 21일 코로나19 대응 정책의 하나로 지역 안 모든 경로당(4176곳)의 자율 폐쇄를 권고했다. 도는 이날 노인복지관 19곳, 장애인 복지관 12곳, 종합사회복지관 13곳, 지역자활센터 12곳, 장애인 체육관 1곳 등 복지 시설 57곳을 임시휴관 조처했다. 김장회 충북도 행정부지사는 “선제 안전 관리 차원에서 복지관 휴관과 경로당 자율 폐쇄 권고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자율 폐쇄 권고에도 ㄱ씨가 출입한 경로당 등 일부 경로당은 권고를 이행하지 않았다. 김재수 충북도 노인복지팀장은 “경로당을 이용하는 어르신 대부분 한두 가지 이상 기저질환을 안고 있어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하다. 애초 휴관을 권고했는데 몇몇 경로당은 문을 닫지 않아 코로나19 확산의 빌미가 돼 안타깝다”고 밝혔다.
김장회(가운데) 충북도 행정부지사가 지난달 21일 충북도 기자실에서 경로당 폐쇄 권고 등 코로나19 대응 대책을 밝히고 있다.
충북도는 9일 모든 경로당에 2차 폐쇄 권고 공문을 보냈다. 김 노인복지팀장은 “경로당은 주민이 관리·운영하는 복지 공간이어서 자치단체에서 폐쇄 여부를 강제할 수 없다. 하지만 코로나19에 취약한 공간인 만큼 시·군, 노인회 등이 휴관 여부를 직접 확인한 뒤 조처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사진 충북도 제공